박정아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
박정아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

최근 인천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건강한 사회복지현장’을 만들기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이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건강한 인천 사회복지 현장을 위해 ‘프리:패스’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패스란 Protection & Recovery : Path의 줄임말로 보호와 회복의 길이라는 뜻인데, 그럼 과연 누구에게 보호와 회복이 필요한 걸까? 여기서 보호와 회복 대상은 바로 사회복지 종사자이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2018) 자료에 따르면, 사회복지 종사자를 ‘어떤 요구도 들어주는 착한 사람’이라고 간주하는 사회적 인식과 직업적 소명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끊임없는 감정노동과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일하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폭력과 위험 문제를 ‘업무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 사안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관행이 여전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개선을 요구하면 종사자의 자질을 들먹이거나 사명감 부족 등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다. 

해결을 위한 노력과 실질적인 도움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하는 것일까? 인천사회복지사협회는 앞서 언급한 프리:패스 사업을 통해 문화적, 교육적, 제도적 접근과 서비스 지원을 토대로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내는 중이다. 문화적 접근은 사회복지 현장과 조직의 분위기와 인식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콘퍼런스 개최, 캠페인 및 홍보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문화라는 것은 쉽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오랜 호흡을 갖고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적 접근은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그들로 구성된 조직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위험이라는 위기를 감수성 있게 바라보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써 교육을 활용하는 것인데. 사회복지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종사자들과 함께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이 종사자 개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제도적 접근은 문제 발생과 해결 과정을 구조적 관점으로 인식하고 체계를 갖춘 제도 안에서 실질적인 동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인데, 인천사회복지사협회는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의 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고, 지난 9월 18일 인천시의회 김성준 문화복지위원장의 대표발의로 ‘인천시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보호 및 건강한 사회복지현장 지원에 관한 조례’가 통과됐다. 

이 조례에는 사회복지종사자의 인권보호 및 건강한 사회복지 현장 지원을 위한 인천시장의 책무 사항을 명시하고 있으며, 사회복지 종사자의 안전 및 인권보호, 회복지원 등에 대한 지원 내용과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종사자 인권보호센터 및 자문을 위한 종사자 인권보호위원회 설치·운영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사람이 답이다" 라는 말이 있다. 무척 동의되고 공감되는 문장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실천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람의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크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건강한 사회복지 현장 속에서 사회복지 종사자는 더 큰 사명감, 책임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위한 지원과 제도 마련이 자칫 그들을 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잘 생각해 보면 더욱 질 높은 사회복지 서비스로 이어져 시민복지 체감을 높이고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 확신한다. 서두에 사회복지 종사자를 위한 보호와 회복의 길이라 언급했지만, 결국은 모두의 보호와 회복을 위한 길을 걷기 위해 건강한 사회복지 현장이 필요한 것이다. 2021년에는 좀 더 건강해지는 사회복지 현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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