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영업손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홈서비스와 같은 비대면 영업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의 높은 수수료 요구와 광고비 부담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처절함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이 공공앱 개발을 통해 자영업자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경기도가 개발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민간 배달앱 시장의 독점을 막으면서 도내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도됐으며, 지난 연말 화성·오산·파주에서 기지개를 켰다. 

중개수수료를 1%로 책정,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한 ‘배달특급’이 고통 속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19 시대 봄의 기운을 되찾아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편집자 주>

 # 소상공인·소비자 상생 플랫폼

경기도 공공배달앱 명칭 공모전을 통해 결정된 ‘배달특급’이란 명칭에는 경기도민뿐 아니라 전 국민의 ‘희망’이자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보다 빠르고 급이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배달특급은 경기도가 계획한 ‘공공 디지털SOC 사업’의 일환으로, 식음료업 등 소상공인의 판로 지원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경기도주식회사가 개발·운영을 맡았다. 공공이 민간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 유통망과 데이터, 기술 등 공적 디지털 인프라 조성에 도가 투자하고, 앱 개발과 운영은 민간에게 맡겨 민간·공공 협력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모토로 출범했다.

민간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을 방지하고,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새로운 대안 제시를 위해 시작되면서 소상공인의 지출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는 기획으로 설계가 이뤄졌다.

# 민간 대비 저렴한 수수료

민간 배달앱의 경우 중개수수료를 12% 적용하지만 배달특급은 중개수수료가 1%에 불과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배달특급을 통해 주말 이틀간 37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 가맹점은 1%의 중개수수료인 3만7천 원만 부담해 민간 배달앱을 이용했을 때와 비교해 이틀 만에 약 40만 원 이상의 수수료를 절약했다. 이를 월매출(30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배달특급을 사용하면 민간 배달앱에 비해 한 달 약 600만 원의 추가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이처럼 저렴한 수수료 체계로 인해 배달특급은 2020년 거래액 목표 20억 원을 23일 만에 조기 달성했고, 총 주문 건수도 7만 건을 돌파했다. 가입 회원도 9만 명, 앱 다운로드 수도 약 15만 건에 이르렀다. 특히 3개 시범지역의 배달특급 가맹점이 시범 운영을 시작한 12월 1일 대비 1천200곳 이상 늘어나면서 출시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더욱이 총 거래액 중 지역화폐 사용률이 62.5%를 기록하고 있어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 수단과 차이를 보이며 배달특급은 지역화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골목경제 상생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인들의 수수료 부담이 덜어지면서 점차 더 낮은 가격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배달만? 음식만? NO!

배달특급은 음식 배달뿐 아니라 맛집 정보, 시장 채소가게 온라인 주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특급×마켓경기’ 100원딜 이벤트는 지역 전통시장 등 골목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음식 주문이 아닌 친환경 농산물 및 다양한 먹거리를 선착순 100원(배송료 포함)에 판매하는 특급 이벤트다.

지난달 10일부터 진행된 해당 이벤트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며 꿀고구마, 포기김치, 무항생제 국내산 갈비, 친환경 잡곡세트, 만두, 도라지배즙, 친환경 감자, 앙금절편 등 ‘마켓경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기 품목을 100원 에 구입할 수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미리 지급받은 쿠폰을 통해 선착순 구매할 수 있으며, 경기도내로 배달을 받는 사람이라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구매 가능하다. 

100원딜은 배달특급 앱 회원 가입 후 참여할 수 있다.

#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되는 배달특급

현재 화성·오산·파주시에서 시범 운영 중인 배달특급은 올해부터 분기별 시·군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1분기에는 수원시·김포시·이천시·포천시·양평군 등에서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2분기에는 평택시·군포시·양주시·연천군·안양시·의왕시·여주시·안성시·구리시 등 9개 지역에서 배달특급 서비스가 오픈된다. 

3분기에는 고양시·광주시·의정부시·남양주시·용인시·하남시 등에서 오픈하고, 4분기에는 시흥시·동두천시·가평군 등에서 오픈해 2021년까지 도내 27개 지역에서 배달특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사장 인터뷰

-민간배달앱과 다른 배달특급만의 장점은.

▶배달특급의 최대 장점은 중개수수료가 6~15%에 달하는 민간배달앱과 달리 1%의 중개수수료만 받으며, 문제로 떠오르던 광고비도 받지 않는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배달특급은 소상공인들이 그간 제2의 임대료라고 부르던 배달앱 수수료의 훌륭한 대안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배달특급은 민간배달앱에서 제공하지 않는 지역화폐 연계를 통한 15%의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역화폐를 더욱 활성화시켜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낮은 수수료 제공을 통해 자발적 소비자 마케팅을 유도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증대시켜 재주문 비율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소상공인이 배달특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구체적 혜택은.

▶매우 낮은 중개수수료가 향후 소상공인들에게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예를 들어 한 달 매출이 1천만 원인 가맹점이 민간배달앱을 이용할 경우 중개수수료만 125만 원을 내야 하지만 배달특급은 10만 원만 지불하면 된다. 이는 한 달 115만 원의 차익이 발생하는 셈으로, 매출이 커질수록 두 배달앱 수수료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배달특급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어 비싼 수수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민간 배달앱을 이용하던 소상공인들을 위해 배달앱 전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내 더 이상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 전략은.

▶배달특급은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 구조를 통해 컨소시엄 업체들과 함께 추진하는 공공배달앱이다. 민간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보증돼 있고, 경기도와 경기도주식회사의 행정력 등이 뒷받침돼 민간배달앱 조직에 뒤처지지 않는 업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깃발꽂기와 같이 소상공인들 간 경쟁을 유발하는 광고시스템 대신 소비자에게 각 가맹점이 잘 홍보될 수 있도록 노출 로직(신규 가맹점은 최상단에 일정 기간 노출 등), 새로운 카테고리 신설 등 지역 가맹점주들이 모두 돋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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