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코로나19와의 사투에도 시민 협조와 응원이라면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코로나19와의 사투에도 시민 협조와 응원이라면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2020년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대한민국도 예외일 수 없었다. 지난해 설 연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과 같은 국가적 재난위기 속 구조·구급 최일선에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사람들이 있다. 수많은 난관에도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이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본부 내 119재난대책과에 119구급팀으로 조직돼 있고, 구급팀은 사회 발전 및 환경 변화에 따른 구급수요와 각종 재해·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10개 소방서 내 83대의 구급차와 552명의 구급대원이 근무하고 있다. 보다 다양하고 고급화된 시민들의 구급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구급서비스 안전망 구축 정책을 기획·추진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119구급팀은 119재난대책과장을 책임자로 두고 119구급팀장, 조정관, 주임, 반장 총 5명으로 구성돼 구급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고품질의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현장 응급처치가 가능한 전문인력을 확보·충원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구급대원 교육 및 최신 구급장비를 구매하는 등 인천지역 구급행정의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하 10개 소방서 구급팀에서는 현장 구급대원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며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현장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2020년 한 해 코로나19 확산 정국으로 숨 가쁜 나날을 보냈다. 1월 24일 본격적인 코로나19 시작으로 전담구급대가 운영됐으며, 2월 18일 대구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대구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 병상이 부족해지자 타 시도 치료 가능 병원에 이송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구급차량을 동원하는 소방청 동원령 2호가 발령됐다. 인천소방본부에서도 구급차 8대와 구급대원 16명을 대구로 급파했다. 쌀쌀한 이른 새벽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출동장구를 챙기는 모습에 서로 울컥하기도 했다. 당시 총 99건, 102명의 코로나 관련 환자를 이송해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 진정에 기여했다. 

 2월 24일 인천소방본부에서도 5개 반 15개 팀 61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감염증 위기대응 지원대책본부’를 가동해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현재까지 43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 정기회의를 개최해 감염병 확산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 현장 출동 사진.
인천소방본부 구급팀 현장 출동 사진.

 지난해 3월부터는 코로나19가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자 정부합동지원단에 소방력을 배치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내·외국인의 이송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코로나19 업무 중 감염 보호복에 의한 체력 소모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감염 보호복을 입고 출동하게 되면 땀이 서린 페이스 실드와 고글은 시야를 방해하고, KF-94나 N95 마스크는 가빠진 호흡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특히 여름철 감염 보호복은 땀으로 온몸을 적셔 출동을 끝내고 돌아온 대원들을 탈진 상태로 만든다. 하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감염 보호복을 착용하고 현장 활동을 하는 대원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일부 시민들이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 관계자는 "대원들을 향한 일반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시민들이 모여 사진을 찍거나 코로나 환자냐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물어보면 우리 대원들은 ‘모든 출동 건에 대해 대원의 감염 방지를 위해 입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아니니 안심하세요’라고 정중히 안내해도 욕설을 하고 침을 뱉으며 지나가거나 전염병 환자를 다루듯이 피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며 "일부 시민들의 이러한 시선과 행동이 구급대원을 힘들게 하며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개선돼야 할 부분을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뿐만 아니라 유증상자로서 119로 신고가 접수되면 일선 구급대원들이 감염 보호복을 착용하고 출동해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게 된다. 

 하지만 환자가 코로나 발생지역 방문 사실을 감추고 해열제 복용 후 감염병 대상자에서 제외돼 일반환자로 분류되면 일선 구급대원들은 감염 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의심환자와 마주하게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들은 또 이송환자에 대한 코로나19 PCR검사 결과를 병원으로 문의할 경우 검사기관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환자의 주요 병력을 제공할 수 없다고 해 신속한 초기 대응 및 이송대원 격리조치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23조의 2(감염병 환자등의 통보 등)에 따라 의료기관의 장은 구급대가 이송한 응급환자에 대해 감염병 환자, 감염병 의사환자 또는 병원체 보유자로 진단된 경우 소방청장 등(소방서장)에게 즉시 통보하게 돼 있으며, 이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통보한 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향후 감염병 환자에 대한 보안체계를 확립하고, 관계 기관 간 협조가 원활히 이뤄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일어난 코로나19 관련 사건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했다.

 3월께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으로 인해 대구를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유증상자는 자가격리 조치를 하던 중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인천지역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화염으로 일가족 3명이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력으로 화재는 진압됐고 119구조대의 인명 검색으로 일가족 3명과 이웃집 거주자 1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잠시 후 화재가 진압되고 상황이 진정되자 이웃집 거주자는 자신이 대구를 방문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 일로 일가족 3명, 현장 구조대원 및 구급대원, 화재조사관 등 소방공무원 5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됐으며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소방서 자체 격리시설에 격리돼 노심초사했었다.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고, 지금도 그 직원들은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 현장 사진.
인천소방본부 구급팀 현장 사진.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코로나19 없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길 소망했다. 

 인천소방본부 구급팀 관계자는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 마스크 없이 사회활동을 하고, 보호복 없이 현장활동을 할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2020년은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고생한다’, ‘힘들겠다’ 등 여러 격려와 위로를 받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코로나19 여파를 피부로 느끼는 건 시민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가 대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시민들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시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서 수문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이라는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는 지금, 인천소방본부 구급팀은 시민들에게 보다 원활한 코로나19 현장활동을 위한 부탁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또는 구급차 내에서 구급대원이 코로나19 관련 증상과 최근 확진자와의 동선 여부를 파악하고 코로나19 검사 및 자가격리 여부를 문진하는 데 정직하게 답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구급대원의 문진에 협조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해 준다면 감염병 대응활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도, 구급대원들과 의료진들도 모두 소중한 시민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하고 응원하며 해피바이러스를 전파한다면 코로나19는 빠르게 종식될 것이다. 하루속히 코로나19에서 해방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