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역사의 한 장으로 묻히고 이제 2021년 신축년 새해가 열렸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모든 면에서 안갯속을 걷는 듯했던 아쉬운 한 해가 마감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설렘과 기대보다 안타까움과 걱정이 앞서는 것은 지난 한 해가 예년과 달리 풀지 못한 숙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검찰개혁을 앞세운 채 난마와 같이 얽힌 정국, 부동산 폭등 등 명암이 극명한 우리 경제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한 해를 보냈다. 더욱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다수를 앞세운 여당의 독주와 무기력한 야당의 대응은 실타래같이 얽힌 정국을 더욱 꼬이게 할 것으로 보여 새해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 다사다난했던  2020년

누구나 아프고 힘든 기억들은 지우고 싶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난 한 해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뇌리에서 지우지 못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음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일년 내내 코로나19 감염사태와 윤석열·추미애 충돌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한 해였다. 코로나 감염 확산 사태로 현재 수도권지역 2.5단계를 또다시 상향 조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백신 수급은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늑장대처를 놓고 여야 간 설전이 여전하고 국민들의 불안은 가시질 않고 있다.   

정치권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대결로 빚어진 검찰개혁 논란이 검찰총장 직무배제 집행정지에 이어 전례가 없던 정직처분 징계가 다시 사법부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대통령이 사과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공수처 출범은 무리수 탓인지 아직도 출범을 못한 채 국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가장 큰 국민의 관심사인 국가경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국가채무, 부동산 가격 폭등, 코로나 감염사태 등과 같은 여러 악재들로 우리 경제의 앞날을 가늠조차하기 어렵다. 특히 부동산은 수요공급 논리를 무시한 정책으로 집값이 하루가 멀게 폭등했고 집 없는 사람의 불만이 하늘을 찌를 지경에 이르렀다. 

부동산 시장은 각종 기록 면에서 다른 해를 압도했다. 아파트 값이 두 자릿수 상승을 나타내면서 직장을 가진 정상적인 가장도 30년을 뼈 빠지게 벌어 모아야 서울에 집 한 칸 마련할 수 있는 세상이니 내 집 마련의 희망이 사라졌다. 이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번진 빈부격차와 불평등, 불공정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와 있다.  

# 국민의 삶을 보듬는 새해가 되길

대망의 신축년 새 아침, 미로를 헤매는 정국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가져 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국민들은 코로나19와의 전쟁, 경제 침체, 불안한 정국 등 이중 삼중의 고통에서 속히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 코로나 블루 현상에서 탈피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경기가 회복돼 삶이 안정되길 기대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아파트 가격 안정과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책 마련 등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 특히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정치권 최대의 화두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2022년 대선 전초전 격인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겠지만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적 난제와 함께 인천·경기지역 주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피폐해진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 수도권매립지 이전 문제, 수도권 규제 조치 완화, 원도심 개발, 사회복지, 교통, 문화 등 각 지자체마다 주민들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어느 해보다 엄중하고 어려운 현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기대와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모쪼록 지난해의 악재를 모두 물리치고 혼돈과 위기에서 벗어나 국민의 삶을 온전히 보듬는 2021년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