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 겨울이었다. 봄날이 언제 올지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로 시작된 인천의 겨울은 온갖 궂은 사건·사고와 함께 이어졌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지난해 1월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여성에 의해 첫 발병한 이후 3일 현재 전국적으로 확진자 6만 명을 넘어섰다. 인천에서만 3천 명 이상이 발생하면서 인천시민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교육과 산업활동은 중단되거나 마비됐고, 지역경제는 침체되며 서민의 삶은 위기에 빠졌다.
‘라면형제’로 대표되는 미추홀구 용현동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초등학생 형제가 화상을 입고 동생은 숨졌다. 이 사건은 우리의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 주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수돗물 적수사태에 이어 2년 연속 계속된 수돗물 사태(유충)는 시정부가 가장 기본이 되는 먹는 물 관리를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를 보여 준 사건이었다. 이 외에도 많은 사건·사고가 지난 한 해 인천을 불안하게 했다.
하지만 암울한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십 년 넘게 쌓였던 숙제들을 풀어내면서 깊은 겨울을 넘어 봄을 준비하는 성과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80년 동안 우리 민족에게는 금단(禁斷)의 땅이었던 부평 캠프 마켓을 시민에게 개방했고, 20년을 끌어오던 장기미집행 공원 문제를 해결하면서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공원을 새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하나로 잇는 제3연륙교 건설사업도 수많은 난관을 뚫고 14년 만에 착공에 들어갔다.
그리고 인천은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시민이 행복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복지안전망인 ‘인천 복지기준선’의 세부적 실행안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산업의 세계적 허브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청년창업의 요람이 될 ‘스타트업 파크’ 활성화와 함께 친환경 자원순환이라는 대의제를 통해 인천을 ‘대한민국 친환경 특별시’로 자리매김하는 일에도 바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가까이 다가서고, 추위가 매서울수록 동백꽃의 붉은 빛은 더 강해진다고 하지 않던가. 인천은 이렇게 코로나19로 시작된 몸서리치게 춥고, 매섭고, 기나긴 겨울을 지나 따뜻한 햇살이 가득 피어나는 봄날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인천에도 봄날이 오고 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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