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존스
118분 / 드라마 / 15세 관람가

1930년대 초 런던, ‘가레스 존스’는 히틀러와 인터뷰한 최초의 외신기자로 주목받은 전도유망한 언론인이다. 그는 새로운 유토피아를 선전하는 스탈린 정권의 막대한 혁명자금에 의혹을 품고 직접 스탈린을 인터뷰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한다.

 그곳에서 존스는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 ‘월터 듀란티’를 만나 협조를 청해 보지만, 현실과 타협한 그에게 실망하고 만다. 또한 사회주의국가의 감시 시스템은 그의 손발을 묶어 버린다. 그러던 중 존스의 투철한 기자정신에 마음이 움직인 베를린 출신의 기자 ‘에이다 브룩스’에게서 그가 찾는 진실에 접근할 실마리를 얻게 된다. 

 이 영화는 한 외신기자가 런던·모스크바·우크라이나로 이어지는 목숨을 담보하는 취재 끝에 스탈린의 만행을 폭로하는 탐사 실화를 다룬 영화다. 주인공 가레스 존스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누구도 들춰 내지 않으려 했던 진실을 밝혀 나간다. 계속되는 도청과 미행, 납치의 위협 속에서 가까스로 우크라이나로 잠입한 존스는 스탈린의 정책으로 인한 인위적인 기근으로 마을에 내려앉은 죽음을 마주한다. 비옥한 토양으로 ‘흑토지대’라고 불리던 땅엔 흰 눈이 덮여 있고,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 런던으로 돌아온 존스는 양심을 걸고 자신이 목격한 참상을 폭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폴란드 영화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이미 여러 차례 유럽의 현대사를 영화화한 적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만 무려 400만 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낸 정치적 아사 사건 ‘홀로도모르(기근을 통한 학살)’를 조명했다.

 영화 ‘미스터 존스’에는 깜짝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로 칭송받는 ‘조지 오웰’이다. 조지 오웰은 가레스 존스의 취재기를 듣고 영감을 얻어 희대의 명작 「동물농장」을 집필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시대가 부정하고 감출지라도 진실은 반드시 전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강렬하고 예리하게 진실을 일깨워 주는 영화 ‘미스터 존스’는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제68회 멜버른 국제영화제 수상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7일 개봉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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