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이 인천지역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탈장 수술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탈장 수술은 대부분 절개 또는 복강경 수술이 주로 시행돼 온 만큼 이번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5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외과 최윤석 교수가 지난 연말 총 4차례의 로봇 탈장 수술(Robotic Inguinal hernia repair)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로봇을 이용한 탈장 수술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보편화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2018년을 시작으로 전국 10개 이하 병원에서 총 50례 정도만 진행됐다. 이번에 최 교수가 시행한 수술은 인천지역 최초의 로봇 탈장 수술로 기록됐다.

탈장이란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신체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은 복벽에 발생한다. 복벽 탈장은 복강을 둘러싼 근육과 근막 사이에 복막이 주머니 모양으로 돌출돼 비정상적인 형태를 이루는 상태다. 주머니 속에 복강 내 지방이 주로 튀어나오지만 복강 내 장기가 포함되기도 한다.

성공적인 탈장 치료를 위해서는 약해진 샅굴(아랫배의 벽을 이루는 근육층 사이에 남자에게는 정삭, 여자에게는 자궁 원인대가 놓여 있는 길) 부위를 복강 내에 교정한 뒤 이 부위에 인공 지지대를 꿰매 단단히 고정시켜 주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은 장비가 직선으로만 움직이고 카메라 시야가 제한적이라 지지대를 꿰매는 작업이 어려우며 정교하게 시행되기 힘들다.

반면 로봇 수술은 장비의 관절 기능을 이용해 지지대를 꿰매는 작업이 수월하면서도 정교하게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절개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8㎜로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상처가 거의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인하대병원 외과 최윤석 교수는 "탈장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 난이도가 높고, 추후 재발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함께 올라간다"며 "점차 발전하는 수술법 중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기존 탈장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관·신경·고환 혈관의 손상을 예방하는 데 유리하고, 수술 뒤 통증 최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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