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5일 인천지역 상가 곳곳이 파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거나 휴·폐업 상태에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5일 인천지역 상가 곳곳이 파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거나 휴·폐업 상태에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영업 제한 등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가 한 달 넘게 지속되자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인천지역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거리 두기 강화 조치에 선제적으로 임시 휴업을 결정했던 소상공인들은 확진자 급증에 따른 방역 강화 조치로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휴업기간이 길어지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중구 운서동에서 수제 쿠키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44)씨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날은 정부가 일주일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에서 2단계+α로 조정하기로 발표한 날이다.

이 씨는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앞장서기 위해 일주일간 임시 휴업을 결정하고 자신의 가게와 SNS에 "일주일 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후 만나자"고 공지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한 달 넘게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 씨는 "일주일이면 확진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몇 주째 실내 식사 금지 등 이용 제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영업을 재개하기에는 고가의 쿠키 재료 주문이 부담스러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공항 종사자가 많은 영종도의 지리적 특성으로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용 제한까지 이어지다 보니 지역 상권이 전반적으로 타격이 크다"고 덧붙였다.

계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58)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 씨는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이 발표될 때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어찌해야 하는지 신경이 곤두선다고 했다.

코로나19는 예방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한 달 넘게 휴업을 이어온 김 씨는 최근 자신이 만든 수제청을 모두 음식물쓰레기로 처리했다.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보관기한을 자체적으로 3주로 정했는데 기한을 넘겨 맛이 달라지는 등 판매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외 납품을 받아 판매하던 케이크 등 일부 식자재도 유효기한이 지나거나 변질돼 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씨는 "지난해 휴업 당시 1주 정도 쉬면 안전한 시기가 올 것이라 믿었는데 해가 바뀌었다"며 "겨울철 난방비, 인건비 등 기본 유지비를 고려하면 당분간은 휴업하는 게 더 나을 듯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종 변경까지도 고민하고 있다는 그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조금 더 버텨 보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오는 17일까지 연장하고,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해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자영업자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