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시 장안구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홀몸노인들이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5일 수원시 장안구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홀몸노인들이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특별방역조치가 강화된 가운데 다중이용시설별 거리 두기 적용이 현장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수도권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당초 지난 3일에서 오는 17일까지 연장되면서 ▶5인 이상 집합 금지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식당·카페 등의 경우 테이블 간 1m 거리 두기 등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숙인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시설이 운영 중인 무료급식소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실내 식사를 제한 중인 반면 일부 PC방 등의 경우 좌석 간 거리 두기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위치한 한 무료급식소 앞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 저소득 노인을 포함한 30여 명의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채 배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반찬과 밥, 국 등이 담긴 도시락을 전달받은 뒤 곧바로 급식소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식소 내부 취식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받은 노인들은 대부분 급식소 외부에 설치된 테이블을 이용했으며, 인근 주차장 공터 또는 골목길의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허겁지겁 식사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이와 달리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소재 400여 석 규모의 한 대형 PC방 내부에서는 무료급식소의 상황과 달리 30여 명의 이용자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라면이나 분식 등을 자유롭게 먹고 있었다. 남은 좌석이 있음에도 불구, 여러 명이 함께 찾은 이용자들은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빽빽하게 앉아 게임을 즐겼다. 특히 출입자에 대한 열 체크나 출입명부 작성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PC 사용을 시작한 이용자의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표기하는 설문 프로그램만 운영될 뿐이었다.

직원들은 주문된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쁘게 매장 안을 오갔지만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거나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이용자에게 주의를 주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시민 이모(50)씨는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식사를 하는 노인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다중이용시설 간 방역지침의 형평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PC방의 경우 좌석 간 칸막이만 있다면 음식을 먹는데 방역수칙상 문제가 없다"며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결과를 지켜볼 계획으로, 방역수칙 추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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