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코로나와 미국 대선 그리고 국내 정치가들의 고약한 사건들이 모든 것을 덮어 버린 지난 한 해였다. 비록 새해가 시작됐으나 주위 표정들이 밝지 만은 않다. 한 해를 맞이하면 먼저 서 있는 우리 위치를 살펴보고 올해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것이 응당 순서일 것이다. 먼저 우리부터 바라보자. 국제 상황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곧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있고 일본은 스가 정부 등장으로 동아시아 외교는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김정은의 도움이 필요했던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일본은 이미 우리와 감정이 격해 있어 손을 내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북한과 중국에 끌려 다닐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의 미숙한 외교라인이 어떻게 외교 우위를 얻을지 심히 우려가 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에나 통했던 보여 주기식 외교로는 목소리조차 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적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당장 예비 대선이라 할 수 있는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기다리고 있고 선거가 끝나면 바로 대선정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으로 정권 말에 흔히 보듯 비리 문제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많다. 그래서 권력을 놓은 후 비리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필사적으로 공수처라는 보험을 마련한 것이 지난 정권과 사뭇 다르다. 우리 생활과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경제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경제는 계속 위축될 것이고 사회는 끊임없이 비대면 사회로 진화하게 될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포퓰리즘 정부는 선거 승리를 위해 자금을 계속 풀 것이고 이는 주로 생활 안정자금 형태로 지출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결국 가진 자로부터 빼앗아 없는 자에게 주는, 즉 다 같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 우려가 된다. 또한 비대면 사회의 진화는 가속화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백신이 나온다고 하나 아직 우리에게는 요원한 것이고 이미 필수품이 돼 버린 마스크나 공공 장소에서의 ‘거리 두기’는 사실 거부감도 없다. 문제는 그로 인해 우리의 생각, 관습 그리고 문화가 달라지고 여기에 부응한 경제구조 및 산업구조가 같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중세 유럽을 보면 흑사병 이후에 르네상스와 그리고 근대가 시작됐듯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변화해 우리 문명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지난해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에 모두가 당황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비대면 사회화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먼저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과 관계 개선을 통해 동아시아에서의 우리 위치를 찾을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중국과의 외교노선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기존처럼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만 집착하다 보면 결국 북한에 이용당할 뿐만 아니라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도 멀어지는 우(愚)를 범하기 쉽다. 

재물로 금나라를 달래던 중국 송나라가 결국 금나라에 먹히고 마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더없이 시급한 것은 경제 회복일 것이다.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중간 상인을 포함해 서비스업계는 물론 중소기업 전반이 이미 도산 직전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구조의 큰 틀이 새로운 환경에 맞춰 변해야 한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규제이다. 그 규제로 인해 경제 구조가 변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모두가 새로운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면 사회는 분명 지금과는 다르다. 우리 생각과 행동이 바뀌기 때문이다. 식구라는 개념도 바뀔 것이고 부부 그리고 친구 관계 심지어 국가의 설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즉 새로운 세상에 맞도록 새로운 생각과 규범 그리고 법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국민 갈라 치기와 같이 분열을 조장하기보다는 국민 화합을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보여주기 식 항일운동이나 파렴치한 부패 정치인들보다는 실력이 있는 인물을 고용해 이제는 국민을 한데 모아 번영하는 국가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올해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신축년 2021년은 부디 희망과 화합 그리고 번영의 한 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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