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초등학교에서 신입생 예비소집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 8일 인천시 남동구 정각초등학교에서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담당교사와 면담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지역 초등학교에서 신입생 예비소집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 8일 인천시 남동구 정각초등학교에서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담당교사와 면담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예비 초등학생들이 코로나19는 물론 살을 에는 영하의 강추위를 뚫고 학교로 속속 모여들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칼바람과 체감온도가 이미 영하 20℃를 넘어선 8일 오후 1시 30분께.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정각초등학교에는 오랜만에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울림과 특유의 환한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한동안 들을 수 없었던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소리였다.

다만 가방 가득 교과서를 담아서 둘러맨 재학생들이 아니었다. 2021학년도 공립초 취학대상자인 예비 학생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난생 처음 접한 학교로의 설레는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이날 정각초등학교에 모인 예비소집 대상 인원은 200명으로 예비학생들은 강추위에 털모자와 털장갑, 부츠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학교를 방문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어머니 고미경(38)씨의 손을 잡고 도착한 윤단비(8)양은 정각초등학교 바로 옆 아파트에 거주해 도보로 5분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

고 씨는 "단비가 첫 아이인데다 앞으로 다니게 될 학교에 와서 같이 여기저기 시설도 구경하고 싶어서 일찍 집을 나섰다"며 "마스크 안 쓰고 학교에 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고 같이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코로나19로 원격수업으로 학교를 다녀야 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단비가 잘 적응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예비소집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비대면 방식으로도 진행했다. 이날 학교를 찾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생애 첫 학교에 대한 추억을 심어주고 그 추억을 같이 공유하고 싶은 목적이 컸다고 설명했다.

외동딸인 하나(8)양과 함께 예비소집에 참석한 아버지 이은수(48)씨는 이날 연차를 내고 아이의 학교방문에 동행했다.

그는 "아빠로서 딸 아이의 예비소집일에 함께해 아이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며 "코로나19로 아이가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하나 양은 "아빠보다 엄마가 더 걱정했어요"라고 웃어보이며 "학교가 생각보다 크고 학교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예비소집대상자 부모들은 이날 학교에서 아이들의 신상정보를 확인하고 학교 생활 안내서와 돌봄교실 신청서 등을 전달받았다.

예비학생들에게 학교 생활 정보와 안내서 등을 건내 준 정각초 선생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눈을 마주보며 "몸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3월 2일 개학식 날 만나자"고 짧은 인사를 건넸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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