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구월동에 위치한 시교육청 건물의 나이는 40살이다. 그동안 교육청 출입기자로 매일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 건물의 노후화를 목격할 수 있었다. 공간이 부족해 가벽을 세워 사무공간을 여럿으로 쪼개다 보니 옆 사무실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아무런 필터 과정 없이 들리기도 한다. 교육청 통합 국장실이 소통의 목적으로 가벽으로 반쯤 가려져 있는데 그것과 비교해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사무실 외벽에는 여기저기 구멍을 뚫은 흔적이 남아 있다. 배선 문제였든, 에어컨 설치 목적이었든 40년간 버텨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구멍을 뚫었어야 했을게 뻔하다. 

그런 사무실 복도 여기저기 큰 포탄의 상흔처럼 남아 건물의 세월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일전에 취재차 교육청 법무·의회팀에 방문한 적이 있다. 잠깐 인터뷰가 필요했는데 갑자기 나를 데리고 창고로 들어가셨다. 정말 좁은 창고에 필요한 물건들이 적재돼 있고 그 사이에 아주 작은 테이블이 하나 있는데 정말 민망할 정도로 딱 붙어서 이야기를 들었다. 기자들이야 그렇다 치고, 그 취재원은 처음 만난 사람과의 어색함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껴야 했을 텐데. 그 당시 민망했던 기억이 잔상으로 남아 있다.

교육청은 에듀테크 기반 인천 미래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빅데이터, 원격교육,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인공지능첨단교육 등. 그런데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관련 개선사항으로 ‘화상회의가 가능토록 와이파이 설치’ 그리고 ‘인터넷 속도 변경’ 등을 제안했다. 등잔밑이 어둡다. 아직까지 와이파이가 없는 사무 환경이라니. 

최근 몇 년 전부터 교육청 본청은 교육공무원들 사이에서 근무 기피 대상이란 이야기가 돈다. 많은 업무량에다 예전처럼 승진의 지름길도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은 근무환경이 쾌적해야 업무 효율성이 오르고 근무하고 싶은 곳으로 인정받지 않을까 싶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