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희 군포시장
한대희 군포시장

관공서 조직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할까? 정답은 없을 거다. 물론 준거(準據)는 있다. 공익과 주민 편의를 위한 행정서비스 제공이 그것이다. 행정학 개론서를 보면, 정부 조직은 공익 목적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구조화된 활동체계라고 돼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서비스 공급 주체인 동시에 주민 의사를 대변해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정치적 주체라고 나와 있다. 

특히 전문성과 분업화 등을 토대로 최대한 효율을 도모해야 한다. 현대 관료제의 기틀을 마련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관료제적 지배기구는 전문적인 훈련, 분업적인 전문화, 숙달된 개개인의 기능에 대한 확고한 준비 태세에 의거한다"고 했다. 지자체 조직 편제에서 중요한 것은 시대 상황과 고객 즉, 주민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 시대의 주된 흐름과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시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지자체 장의 운영 철학도 반영돼야 할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조직 편제는 수시로 바뀐다. 물론 너무 자주 변하면 혼란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돌고 돌아서 원위치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개편 시기와 목적, 방향, 내용 등을 세밀히 따져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군포시가 최근 전면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쉽게 말해 확 뜯어고쳤다. 어떻게 하면 시대 흐름에 부응하고 주민들의 삶을 위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 것인가를 놓고 그동안 계속 고민해왔다. 

종전의 직제로는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편 작업에 착수했을 때 무엇보다 행정편의에서 시민편의로 방향 전환해줄 것을 주문했다. 개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시민중심, 시민편의 시정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민중심국을 신설해 위생, 환경, 주차, 부동산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 관련 업무를 한데 모아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시민들의 편리한 기본 일상생활이야말로 안정적인 시정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군포의 미래 개척은 시민들과 함께해야 가능하다.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방향으로 시민소통 기능도 강화했다. 자치공동체와 협치지원, 소통협력 전담팀을 만들었다. 시민들을 시정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시정의 중심이 행정에서 시민으로 이동했다. 이와 함께 군포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도시발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데 방점을 뒀다. 

군포는 미래를 향해 한 발 내딛기 시작했다.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GTX-C노선이 정차하게 되는 금정역의 복합환승센터 입체화 사업, 당정동 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군포의 미래를 좌우할 큼직한 사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 전략을 세우고 집행하는 임무를 조직개편에 담았다. 더불어 군포의 미래를 큰 틀에서 새롭게 디자인하고, 미래 먹거리를 꾸준히 발굴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 변종도 출현했다. 팬데믹 대응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팬데믹에 대한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보건소 산하에 감염병대응팀을 신설했다. 환경분야도 종전의 대기환경팀에서 기후변화대응팀과 미세먼지대응팀으로 세분화해서 시대적 이슈에 부응하도록 했다. 

올해는 주요 시정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이번 조직개편의 기본 취지는 시민들과 함께 미래를 개척하는 시정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것이다. 시와 시민이 군포시정의 양 날개임을 담았다. 조직을 바꾸고 다음 과제는 그 취지를 살려서 시민을 위한 시정에 적용하는 일이다. 시를 이끌고 있는 공직자들에게도 이런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 올해는 소띠의 해다.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뚜벅뚜벅 가겠다. 이번 조직개편을 10자로 요약하면 "시민과 함께 미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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