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서울시, 경기도 등과 함께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공모를 시작했지만 이번 공모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매립지는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인데다 2022년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지자체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서울시·경기도 등은 오는 4월 14일까지 90일간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시군구를 대상으로 대체매립지 입후보지 공모를 진행한다.

다만, 공모가 시행된다 해도 주민수용성이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 있어 공모에 나서는 지자체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비선호시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거주지역 내 가장 꺼리는 시설은 ‘쓰레기 매립지’가 66.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쓰레기 소각장(57.9%) ▶구치소·교도소(45.9%) 순이었다. 특히 ‘쓰레기 적환장·소각장 등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시 ‘어떠한 조건에도 절대 반대’(59.3%) 입장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어 공모에 참여하는 지자체에는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경기도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수도권 3개 시도가 진행했던 대체매립지 조성 용역 결과가 주민수용성 문제로 발표되지 못했던 사례도 있지만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스스로 발목을 잡게 될 쓰레기 매립지를 앞장서 내놓을 리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인천시가 지난해 11월 영흥도에 자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안산시는 환경오염과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들면서 매립지 조성을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지난달 인천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탓에 대체매립지 조성에 힘이 실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사업 공모에 참여할 생각이 있다 해도 해당 지자체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수세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매립지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환경부가 발표한 부지 면적 220만㎡는 현재 수도권매립지 3-1공구(103만㎡)의 2배 수준이며 인천시가 옹진군 영흥도에 별도 추진하는 자체매립지 부지 면적(15만㎡)보다 14배 크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시내에 매립지를 조성할 부지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2017년 대체매립지 조성 용역이 제시한 후보지 8곳에도 경기 6곳과 인천 2곳만이 선정되는 등 서울지역은 제외됐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내 외곽지역에서는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공모 참여를 희망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주민 반발이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쉽게 공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다 보니 공모 결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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