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투병 중인 환아를 돕기 위해 세 자매가 수년간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어 화제다.

14일 양주시에 따르면 온정의 주인공은 조양중학교와 남면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온유(12)·시온(10)·시유(8)자매다.

세 자매의 선행은 2015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온유 양이 아버지를 통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추진하는 ‘소아암 어린이에게 머리카락 보내기’ 캠페인을 접하고 모발 기부를 결심한 계기로 시작됐다.

항암치료를 받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항균 처리된 100% 인조가발을 착용해야 하는데, 암 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가발까지 구하기가 어렵다는 안내문이 어린 마음을 움직였다.

온유 양은 당시 6살이었던 둘째 동생을 설득해 기부에 동참, 둘째 시온 양은 태어나서 한 번도 자르지 않았던 머리카락을 잘라 뜻깊은 행사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두 자매는 기부를 목적으로 꾸준히 머리카락을 길러 왔고, 2017년과 2019년 각각 머리카락을 30㎝씩 기부해 지금껏 세 번씩 온정을 베풀었다.

언니들의 계속된 선행에 셋째 시유 양도 자연스럽게 머리카락 기부 릴레이에 동참했고, 2018년 첫 기부를 시작으로 3년 만인 올해 두 번째 기부가 이뤄졌다. 이들 세 자매가 8번에 걸쳐 기부한 머리카락은 총 2m 40㎝에 달한다.

특히 세 자매의 기부가 더욱 특별한 것은 온유·시온 양의 병력 때문이다. 희귀난치성 뇌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는 두 자매는 각각 두 차례의 뇌수술을 받아 정수리부터 양쪽 귀까지 긴 수술 자국이 있다. 기부를 위해서는 최소 30㎝ 길이의 머리카락을 잘라야 하는데 단발머리가 되면 흉터를 가리기 어려움에도 기부를 멈추지 않았다.

장온유 양은 "소아암 투병으로 장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들을 직접 보니 기부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며 "흉터에 대한 부끄러움보다 아픈 친구를 돕는 데서 오는 기쁨이 더 크다"고 전했다.

현재 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인 세 자매의 어머니 최에스더(38)씨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대견하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날까지 기부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전정훈 기자 jj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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