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책 한 권을 내는 것이 소원이던 어느 목사님이 출판사로부터 매번 거절당하자, 절망한 그가 원고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의 아내가 쓰레기통에서 원고를 주워들고 다른 출판사를 찾아가 출판을 약속받았습니다. 그때 아내가 그에게 "그것 보세요. 한 번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이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42개 언어로 번역됐고 약 2천200만 부 이상이나 팔려나갔습니다. 바로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이란 책입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몰입의 법칙(김용욱 저)」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도 나옵니다. 대학 졸업 후 뉴욕 박물관에 임시직으로 취직한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매일 남들보다 한 시간씩 일찍 출근해서 마룻바닥을 닦곤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박물관장이 물었습니다.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바닥 청소를 하는 게 부끄럽지 않느냐?" 그는 "아닙니다. 이곳은 그냥 바닥이 아니라 박물관 바닥입니다"라고 했습니다. 훗날 그는 정식 직원이 됐고, 그 후 알래스카 등을 찾아다니며 고래 연구에 몰입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낸 후 그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고래 박사’가 됐고, 뉴욕박물관 관장까지 맡았다고 합니다. 그가 바로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모델이자 세계적인 고래학자 앤드루스 박사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불황이 1년 동안이나 이어지면서 ‘휴업’, ‘폐업’이라고 쓰인 쪽지가 곳곳에서 보여 마음이 아픕니다. 30명이나 되던 직원이 절반으로 줄어든 공장을 운영하던 지인이 제게 말했습니다. "풀을 뜯고 있던 소에게 ‘너는 어떻게 마른 풀을 먹고도 그렇게 따뜻한 우유를 만드니?’라고 물었더니, 소가 ‘자꾸 되새김질하면 돼’라고 답했다고 하더군. 나도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는 내가 똑똑해서 공장이 잘 돌아간다고 여겼었네. 그런데 요즘 들어 소가 말한 것처럼 나를 자꾸만 되새김질하게 돼. 내가 그동안 너무 교만했었나 봐. 이 기회에 나를 돌아보고 고칠 것은 고쳐서 다시 도약하고 싶어."

 가족처럼 여겨왔던 직원들이 짐보따리를 싸 들고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저도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공장문을 나선 그들이 잠시 후 자신의 해고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는 장면을 상상해봤습니다. 처절한 절규와 신음과 절망의 한숨 소리가 제 귀를 먹먹하게 했습니다. 그분들이 이 위기를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이 고통을 더 오래 견뎌낸다는 캔자스주립대학교 스나이더 교수의 주장이 「긍정심리학(마틴 셀리그만)」에 나옵니다. 

 얼음물이 든 양동이에 손을 넣은 채 사람들이 견딜 수 있는 평균 시간은 약 60~90초 정도라고 합니다. 그는 이 방법으로 TV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실험했습니다. 먼저 생방송 전에 고정 출연진에게 ‘긍정적 정서 검사’를 했는데, 진행자인 찰스 깁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드디어 방송이 시작됐고, 출연자들 모두 90초가 되기 전에 양동이에서 손을 뺐지만, 찰스 깁슨만은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뜨리면서도 광고시간이 될 때까지도 양동이에 손을 계속 넣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행복한 사람이 고통을 더 잘 참고,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며, 긍정적 정서가 부정적 정서를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구촌 곳곳이 코로나 재앙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견뎌내야만 합니다. 대학을 나와 바닥 청소를 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았던 고래학자 앤드루스 박사처럼, 마른 풀을 먹고도 따뜻한 우유를 만들어내는 소의 되새김질처럼, 이 아픔이 여러분을 성장의 계단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힘드시더라도 잘 버텨내셔서 노먼 빈센트 필 목사님의 아내가 말한 것처럼 ‘한 번만 더’가 선사하는 기적의 주인공이 여러분이 되시기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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