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섬 속 토끼들.<토끼보호연대 제공>
인공섬 속 토끼들.<토끼보호연대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내 토끼섬에서 개체 수 조절 없이 번식한 토끼들이 다른 장소로 옮겨진 이후에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인천시설공단 송도공원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토끼섬 개체 수가 73마리까지 늘자 영종공원사업단과 월미공원사업소에 각 20여 마리를 보내 개체 수를 줄였다. 남은 토끼들 중 15마리는 폐사해 현재 18마리<본보 1월 12일자 19면 보도>가 남아 있다.

하지만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다른 공원으로 보내진 토끼들은 옮겨진 곳에서도 무분별한 번식과 폐사, 이동 등을 겪고 있다.

영종공원사업단에서 관리하는 영종씨사이드파크 주차장 내 토끼장에는 현재 35마리의 토끼가 있다. 사업단은 송도 토끼섬에서 총 20마리의 토끼를 옮겨 왔으나 토끼들의 빠른 번식력으로 50여 마리가량으로 개체 수가 늘었다. 송도 토끼섬과 마찬가지로 중성화는 물론 개체 수 조절을 위한 기본적인 암수 구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4㎡ 면적의 사육장에 토끼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결국 사업단은 영종도 내 한 고등학교에 11마리를 보냈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지역 내 학교와 유치원 등에 공문을 발송해 토끼가 필요한 기관이 있는지 의사를 묻고 있는 상태다.

월미공원사업소로 옮겨진 토끼들도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조치 없이 사육되고 있다. 월미공원 내 한국전통정원에 600㎡ 면적으로 설치된 사육시설에는 현재 28마리의 토끼가 암수 구분 없이 지낸다.

월미공원사업소는 최근 센트럴파크 토끼섬의 사육환경이 도마에 오르자 중성화 조치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암수 구분이나 중성화는 안 돼 있는 상태"라며 "경제청에서 중성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월미공원도 맞춰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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