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결의로 관우·장비 같은 무장을 의형제로 둔 유비였으나 온갖 전투에서 번번이 패했다. 보다 못한 사마휘가 "와룡이나 봉추 둘 중 하나라도 얻으시오"라고 충고했으나 사실 와룡·봉추가 누군지도 모르는 형편이었다. 마침내 서서를 알게 됐고, 서서가 거짓 편지에 속아 허도로 가면서 제갈량을 천거했으므로 삼고초려 끝에 그를 군사로 맞이해 마침내 무장들에게 계책을 일러주는 모사를 얻었는데 그야말로 천하제일 인물을 얻은 것이었다. 

 삼고초려라고 하면 유비가 천하의 인재를 얻기 위해 세 번씩이나 수고를 아끼지 않고 찾아갔다는 말이 되는데, 제갈량 입장에서 보면 물론 세 번 씩이나 발걸음한 유비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도 있겠으나 노자가 말하듯 ‘쉽게 승낙하면 믿음이 적고 앞에서 칭찬하는 자는 반드시 등 뒤에서 비난하기 일쑤’라는 면에서 본다면 보다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었을 터. 오늘날 세상이 워낙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승낙도 빠르고 결정도 빠르다. 마치 속도전하듯 매사에 다툰다. 빠른 승낙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판단이고 선택이다. 서두를 일이 따로 있을 뿐 미덕일 수 없는 것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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