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중학교가 전무한 인천시 동구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동구형 통합운영학교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에 따라 빈 교실이 늘어나 학교를 신설하더라도 운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17일 구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2014년 박문여자중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한 후 구에 거주하는 여학생들에게는 남녀공학인 화도진중학교가 유일한 동구 내 중학교가 됐다. 이 때문에 구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 280명 중 28%에 해당하는 80명만이 동구 내 중학교로 통학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선화여중·인성여중·인화여중 등 중구와 미추홀구 소재 중학교로 배정돼 대중교통을 이용해 등교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불편이 지속되자 지역주민들은 구에 여자중학교 신설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고, 구는 낙후된 교육환경으로 인해 유출되는 인구 이동과 지역 간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구형 통합학교 설치를 요구해 왔다.

 구는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금송구역(송림동 80-34번지 및 창영동 116-1번지 일원, 16만2천623.3㎡) 내에 여자중학교 신설 협조를 시교육청에 요청해 왔다. 금송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초등학교 부지에 초등학교와 여자중학교가 결합된 통합학교 설치 방안과 창영초가 금송구역으로 이전하고 현 창영초 부지에 여자중학교를 신설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요구했다.

 시교육청 검토 결과, 2026년 입주 예정인 금송구역 정비사업(3천965가구)에서 초등생 479명·중학생 240명, 근거리에 위치하고 2025년 입주 예정인 전도관 주택재개발 정비사업(1천708가구)에서 초등생 233명·중학생 117명이 유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교육청은 두 재개발사업으로 초등학교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창영초를 42학급 규모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동구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여중 신설은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2025년까지 39개의 빈 교실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측돼 사실상 신설 추진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교육부의 학교 신설 정책 변화 요구 및 동구청과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2024년에는 인구가 12만 명에 도달할 것"이라며 "학생인구 증가가 예측되기 때문에 지역에 여자중학교 신설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