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업무에 사용 중인 노트북이 연일 말썽이다. 워낙 저장용량이 부족한 탓에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각종 자료를 저장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수시로 작동이 멈추고 있다. 특히 며칠 동안은 사용하던 도중에 갑자기 꺼져버린 뒤 재부팅이 안되는 상황까지 반복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4차례나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1시간여의 시간을 허비했다. 몇 년 전부터 ‘윈도우10’으로 업데이트하라는 경고 문구가 계속됐음에도 부족한 저장용량으로 인해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서인지, 노트북 자체가 오래된 모델이기 때문인지, 하루 10시간가량을 매일같이 사용해서인지…. 소위 ‘컴맹’인 나로서는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다.

그저 막연히 "노트북을 교체해야 할 시기가 한계에 도달했나보다"란 생각뿐이다.

말썽을 부리는 노트북이 정상 작동되길 기다리면서 아침 출근길을 떠올려 봤다. 밤새 내린 함박눈 속의 출근길이 10여 일 전과 비교됐다. 지난 7일 출근길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았다. 제대로 제설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차량들은 물론, 보행자들도 위험천만한 환경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출근길은 달랐다. 도로 위의 눈이 말끔히 치워져 있어 교통 불편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따금 아직 제설이 이뤄지지 않은 보행로가 보이긴 했지만, 지난번과 같이 넘어지는 보행자는 찾아보지 못했다. 아마도 사전 대비의 차이였을 것이다.

지난 폭설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전날 낮부터 도내 각 지자체들은 제설대책을 마련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즉각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도 일기예보를 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고, 시민들 역시 대비책을 마련했다.

이 같은 사전 대비가 눈이 몰아치는 오늘 아침 출근길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글을 조금씩 쓰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여전히 함박눈이 날리고 있다.

나 역시 사전에 노트북 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서 지금 상황을 대비했더라면, 이 글을 쓰기까지 무려 3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깊은 반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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