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입주 예정인 수원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옵션계약’ 진행 일정을 두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입주예정자들의 연기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8일 수원시 및 시공사 등에 따르면 팔달구 인계동에 새로 지어지는 3천400여 가구 규모의 A아파트 단지는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일반분양자 2천100가구에 대한 옵션계약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하며 연기해 달라는 입주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시청 민원게시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50여 건에 달한다.

자신을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한 민원인은 "시행사 측에서는 예약 시스템을 운영해 최대한 사람이 몰리지 않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그러나 2천100가구에 해당하는 인원이 열흘 남짓한 일정에 따라 견본주택을 방문해야 하는데, 적은 인원들만 모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옵션계약이 재산권과 직결되는 만큼 좀 더 꼼꼼히 견본주택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빠듯한 일정 속에서는 시간 제한마저 있을 것"이라며 "입주예정자들은 가구당 1인만 입장 가능한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추후 동시 입장이 가능할 때 옵션계약을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시공사가 게시한 옵션계약 일정에는 ▶계약 및 견본주택 관람 시간을 30분으로 제한 ▶가구당 1명(계약자 또는 계약자 대리인)만 입장 가능 ▶견본주택 내 인원 제한으로 예약방문 날짜 조기 마감 우려 등이 명시돼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시는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에 적절한 방역대책 마련에 대해 시공사 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제시된 방역대책으로는 미비한 사항이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적절한 방역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나 시공사 등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공사 측은 견본주택 철거 시기로 인해 옵션계약 일정을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옵션계약의 경우 일부 변형되는 부분이 있어 웬만하면 견본주택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는 행사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직원 숫자를 고려하며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동반자 1인을 포함해 교대로 견본주택을 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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