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 도시계획학 박사
김선석 도시계획학 박사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상승해 온 나라가 떠들썩한 한 해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부족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으로 수도권의 드넓은 논·밭이 3~4년 후에는 주거지역으로 바뀔 것이고, 예전과 같은 아파트 분양에 대한 청약 과열현상이 눈앞에 선합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신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걸까요? 그것은 환경 때문입니다. 쾌적한 거주 여건과 좋은 교육시설 등이 갖춰지니 너도나도 신도시로 몰리는 것입니다.

정말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이 부족해서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다만, 살고 싶은 집이 부족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폭등하는 집값을 막으며 땅을 훼손하지 않고 살고 싶은 주택 수를 늘릴 수 있을까요? 그 한 가지 방안이 도시재생사업입니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과 같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저성장 ·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어 원도심에 일자리 감소와 주택 노후화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은 영국에서부터 최초로 시작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산업화가 급속도로 빨라졌습니다. 이 과정에 기존 도시들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도심 현상을 회복하고자 런던의 도크랜드는 8㎞나 되는 긴 템즈강 주변을 5단계로 구분해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뉴욕의 허드슨야드의 베슬(Vessel)과 같은 예술작품이 젊은이들을 끌게 했고, 스페인이라면 아르코스 데 라 프론테라(Arcos de la Frontera)와 같은 백색마을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위와 같이 그 지역의 특성을 살려 도시를 재생하면 신도시 이상 멋진 도시가 탄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돼 5년간 50조 원의 사업비를 투자합니다. 이것은 노후화된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재개발이나 재건축사업이 아닙니다. 기존의 것들은 보존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 물리적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죠. 다시 말해 낡은 집들은 리모델링을 하고 창업과 관광사업 활성화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옛 도심을 신도시처럼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도시마다 독특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역주민의 참여로 의견을 반영하고 도시전문가들의 지식을 합쳐 사업을 추진할 때 경쟁력이 있는 도시가 됩니다.

예를 들어 인천의 동인천역 도시재생사업 같은 경우 서울 등지에서 월미도와 차이나타운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동인천역에 내려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조성합니다. 특히 넓은 북광장에서 사람들이 즐길 만한 공간을 만듭니다. 이 공간의 작품에는 취업·합격·건강·행복과 같은 희망을 스토리텔링하는 것도 좋습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주의사항이 있죠. 그것은 원주민과 상가의 세입자들이 도시를 떠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나 공공임대상가와 같은 대책을 사전에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 나갈 때 도시재생은 지속성을 가질 것입니다. 특히 도시재생은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자원을 지키는 바람직한 방안입니다. 

끝으로 ‘자연은 신이 만들었고, 도시는 사람이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도심 변화와 발전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문화예술이 깃든 도시, 일자리가 많은 도시,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시로 재생돼 갈 때 신도시처럼 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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