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재 국민의힘 오산시 당협위원장
이권재 국민의힘 오산시 당협위원장

한강을 따라 흐르는 여러 하천에서 수달이 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오산천에도 수달이 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다. 

오산천에 수달이 산다는 다른 의미는 오산천이 과거에 비해 많이 깨끗해지고 수질도 좋아졌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수달이 살기 위해 필요한 식량 즉 하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오산에서는 수달 보존연구 및 서식지 보호관리 시스템과 수달 치료 허브기지를 만들고, 오산천을 생태관광 명소로 꾸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사업비 65억이 소요되는 이 사업 예산은 국비 70%, 도비 15%, 시비 15% 비율로 구성됐다. 언뜻 생각해보면 실속 있는 사업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 내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오산시민을 다시 한 번 골탕 먹이는 사업이 수달보호센터 건립사업이다.

수달보호센터는 많은 수달이 서식하는 곳인 경기북부 (양평, 청평) 지역이나 충청도(공주)에 있어야 하며, 사업으로 인한 차후 인건비와 관리비는 고스란히 우리 시민들의 세금이 들어가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산시에 소비가 아닌 생산성 있는 사업유치에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

수달보호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오산 남촌교 바로 옆이다. 실제 주소는 경기도 오산시 가수동 314-2번지 이다. 현재 이곳 주변은 변변한 공원도 없는 오산시민들이 유일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오산천 산책코스 중의 하나다. 수년 전 오산천에서 서울 양재동까지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정치인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이유가 바로 수달 때문이라는 것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다.

현재 오산천 상류 일부 구간은 자전거도로도 없고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수달 보호 목적  때문이다. 오산시가 오산천을 생태하천으로 지정하고 오산천을 개발하려는 모든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 와중에 또다시 매년 수억 원의 시비를 들여 수달보호센터를 운영하려는 것은 시민들이 아예 오산천 둔치를 이용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다.

우리 오산은 큰 공원도 없고, 아이들과 함께할 야구장이나 축구장도 제대로 없는 작은 도시다. 그래서 많은 오산시민들은 오산천 둔치를 마치 공원처럼 이용하고 있지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화장실이 부족하거나 수도시설, 편의점 등이 아예 없다. 그리고 아이들이 둔치에서 야구나 축구(풋살)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아예 없다. 반면 한강 둔치에는 사람에게 필요한 편의시설이 모두 있다. 심지어 화성의 황구지천 둔치에도 아이들을 위한 야구장, 축구장이 있음에도 말이다.

인근 시에서 하천 둔치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자신들의 도심을 흐르는 하천을 친수하천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생태하천은 자연 그대로를 표방하지만 친수하천은 사람 위주로 물을 깨끗하게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오산시처럼 변변한 놀이시설이 보급돼 있지 않은 도시에서 오산천 둔치는 유일하게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이다.

우리 오산시민의 유일한 공공재 출입을 막고 제한하면서까지 오산시 예산으로 수도권 수달보호센터를 짓고 운영하려는 것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쇼다. 오산을 자주 걸어본 정치인이라면 지금 오산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그리고 친수하천은 사람이 함께하기 때문에 더 맑은 수질이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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