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쳐
사진 =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쳐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내 항공정비산업(MRO)이 활성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항공고등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기존 항공MRO 관련 학교인 정석항공과학고가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시와 시교육청은 신설 항공고와 정석항공고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일 시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오는 3월 인천공항 부지 내 항공고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내 특성화고 중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학년당 4학급 64명을 선발해 항공MRO 인력으로 키운다. 항공기계·항공전자·항공정비과 등으로 나뉠 전망이다. 타당성 용역이 끝나면 시교육청이 교육부에 학교 설립 절차를 밟아 내년에는 본격 설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석항공고(8개 학급 171명)는 항공고 설립은 항공 관련 학교의 과잉 신설이라고 지적했다. 인천 내 고교·대학·직업학교 등 6개 교 9개 과정의 졸업생들이 연간 약 1천 명이 배출되고, 전국 항공 관련 고등학교도 현재 8개 교와 신설 추진 중인 2개 교를 합치면 연간 95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정비산업 수요에 비해 과도한 인력 공급은 취업 어려움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정석항공고 관계자는 "현재 항공MRO 관련 고졸 취업준비생은 대기업 취업이 불가능하고, 저가항공사(LCC)도 고졸 채용을 극소수로 진행하고 있다"며 "인천 소재 항공MRO 업체도 매년 졸업자를 최대 30명밖에 채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석항공고는 신규 설립보다 기존 학교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인천에는 신규 항공MRO 클러스터 사업 등에 따른 인원 및 교육기관이 충분하기 때문에 기존 항공고의 실무교육 환경을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더 낫다고 봤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항공MRO 클러스터 등 산업이 확장되면 학교가 2곳이 있어 상생 전략을 세워 운영할 수 있어 더 좋다"며 "시와 공항공사, 정석항공고 등과 충분히 협의해 신규 항공고를 설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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