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 사건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어린이에게 학대 행위를 일삼은 교사 6명이 경찰에 입건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보육교사들은 지난해 말 어린이집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원생 등 10명의 원생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년기는 신체 발달은 물론 정신발달 단계로서, 자아의식이 자리잡히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학대 피해는 오랜 기간 큰 트라우마로 남아 피해 아동의 성격이나 발육에 치명적인 상처로 작용될 수 있고, 성인이 된 후 다시 학대행위 세습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따라서 보육과 교육을 책임져야 할 공간에서 은밀히 벌어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결코 용납돼선 안될 사회악이다. 나날이 증가하는 부부 맞벌이로 인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위탁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어린이집과 보육교사가 가정과 부모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 불가피한 현실 탓에 보육교사에 의한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대예방 대책과 제도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아동학대 사건 발생으로 보육기관 내 CCTV설치가 의무화되고, 관련 교육 및 처벌 강화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끊임없이 발생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근절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학대행위는 상습적인 행위로 이뤄지는 만큼 더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확실하게 막아야 한다. 하지만 아동학대를 온전하게 막아내기 위해서는 부모는 물론이고 관계 기관, 이웃 등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물론 형사적 처벌이나 보상으로 아이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추가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제2, 제3의 피해 아동이 생겨나지 않도록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질 주인이 될 우리의 소중한 인적자산이다. 아동학대 세습화를 막고 밝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동학대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제고는 물론, 아동학대 피해가 가정에서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예방과 재발 방지에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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