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에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쓰레기 봉투를 뒤지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20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에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쓰레기 봉투를 뒤지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최근 수원지역에서 주인 없는 개(유기견)에 물리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수원소방서와 수원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개물림 사고’로 인한 출동 건수는 2019년 27건과 지난해 45건, 모두 72건에 달한다.

지난 17일 권선구 세류3동에서는 대형견 2마리가 산책 중이던 70대 남성 A씨와 반려견을 공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손가락과 발가락을, 반려견은 목덜미를 크게 다쳤다. 지난해 3월에는 팔달구 인계동에서 길을 걷던 20대 여성 B씨가 갑자기 달려든 대형견에 오른손을 다쳤으며, 2019년에도 영통구 영통동에서 가족과 함께 길을 걷던 C(11)양이 지나가던 개에게 손가락을 물려 치료를 받았다.

개물림 사고는 대부분 유기견에 의해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권선구 호매실동 일대에서는 골목길을 배회하고 있는 검은색 유기견 한 마리가 목격됐다. 목줄과 입마개조차 없이 돌아다던 이 유기견은 가로수 아래에서 발견한 음식물쓰레기를 먹던 중 길을 걷던 한 시민이 가깝게 다가서자 귀와 꼬리를 세운 채 ‘으르렁’ 소리를 내며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위협했고, 당황한 시민은 천천히 뒷걸음치며 반대편으로 급하게 뛰어갔다.

목줄과 입마개 등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주인과 산책에 나서는 반려견들도 위험 대상이다. 영통구 매탄동에 위치한 매탄공원에서는 산책 중이던 대형견 2마리와 소형견 1마리가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였고, 대형견들은 사람이 자신들에게 가까워질 때마다 갑자기 달려들거나 크게 짖으며 위협했지만 정작 견주는 아무런 제지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민 김모(40·여·권선구)씨는 "주인 없이 배회하는 개들을 동네에서 많이 목격하는데, 물릴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혹여나 길에서 개에 물릴까 봐 불안해 밖에도 잘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버려진 개뿐만 아니라 유기된 동물 전체에 대해 포획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시민들이 안전한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유기동물들을 조속히 포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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