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보도육교가 허술한 관리로 방치돼 개선이 시급하다. 사진은 24일 장안구 율천육교의 바닥 타일이 부서져 있는 모습.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보행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설치된 수원시내 육교들이 행정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현재 수원지역에 설치된 보도육교는 총 38개로, 대부분 학생들의 통학로와 도로 폭이 넓은 지역 등 안전한 도로 횡단이 필요한 장소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시민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2시께 수원역 고가도로와 덕영대로를 잇는 권선구의 한 육교는 오랫동안 청소되지 않은 듯 계단의 각 층 바닥과 손잡이마다 묵은 때들이 잔뜩 묻어 있었다. 또 이용자들이 뱉은 껌이나 담배꽁초, 플라스틱 캔 등 각종 쓰레기를 비롯해 비둘기 등 동물의 배설물까지 곳곳에 방치되면서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시각장애인의 보행안전을 위해 설치된 보도블록은 곳곳이 파손돼 본래의 기능을 잃은 상태였다.

일월공원 삼거리에 설치된 육교 역시 기둥이나 벽면에 광고물이 부착된 흔적이 남아 있었고, 흰색 페인트칠마저 벗겨진 상태였음에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육교 벽면에 설치된 손잡이와 바닥 타일 일부도 부서진 채 방치돼 있었고, 곳곳에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쓰여진 듯한 낙서가 난잡했다.

율천고등학교 삼거리에 세워진 육교도 아이스크림 포장지와 음료 캔 등 생활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있었고, 손잡이는 잡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먼지가 가득해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수원시는 사고 및 품질 저하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관리에 손을 놓아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권모(54)씨는 "인근 학교 학생들이 매일 육교를 이용할 때는 그나마 청소하는 모습을 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중단된 이후에는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청소와 시설 관리를 하지 않는 것 같다"며 "큰 예산을 들여 설치한 편의시설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더러운 채 방치되거나 청소되지 않은 육교에 대해서는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며 "동절기 이후 정해진 예산에 맞춰 페인트 도색이나 시설물 보수 등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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