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전어도 손잡이는 상어가죽으로 만들었다. 사진은 전어도(위)와 손잡이 가죽 표면. /연합뉴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가죽문화재 대부분이 포유류 가죽을 이용해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죽문화재 식별 분석 공동연구서’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현재 450여 점의 가죽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가죽문화재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았고 시료를 채취해야만 분석할 수 있어서 가죽 식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2010년부터 진행한 박물관 자체 연구와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한 한국의류시험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로 가죽문화재 종류와 재질에 대한 정보를 축적했다.

연구서는 현미경 조사를 통해 현존 가죽 분석 자료와 고궁박물관 소장 가죽문화재 분석 자료를 비교해 가죽 종류를 식별한 내용을 담았다. 가죽은 동물의 종류와 연령, 부위에 따라 표면과 단면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고궁박물관은 "이번 연구서에는 가죽 표면과 단면을 분석해 가죽의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을 담아 그동안 연구가 어려웠던 가죽문화재의 재질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고궁박물관 소장 가죽문화재는 대부분 소·돼지·개 등 포유류 가죽으로 제작됐다. 보록(어보를 담는 함), 호갑(보록을 담는 함) 등의 보관함, 북의 일종인 절고(節鼓)와 진고(晉鼓) 등의 타악기, 방패, 활집과 화살통 등은 소나 곰 등 몸집이 큰 동물 가죽이 주로 사용됐다.

반면 장식 부분은 물고기 가죽 또는 어리거나 몸집이 작은 동물 가죽이 주로 이용됐다. 특히 전어도(傳御刀, 왕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칼) 등 칼의 손잡이에는 상어 가죽이 사용됐다.

고궁박물관은 "이번 연구서는 가죽 재질의 식별에 대한 과학적인 규명을 시도한 국내 첫 사례로, 이를 통해 가죽 문화재의 시기별·제작기법별 분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서는 국공립도서관, 박물관, 연구기관 등에 배포되며 박물관 홈페이지(http://www.gogung.go.kr)에도 공개된다.

고궁박물관은 소장 가죽문화재 식별 분석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연구결과를 학계는 물론 국민과 공유해 문화재 환수, 구매, 복원·복제품 제작, 학술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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