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아트센터 인천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감염증예방을 위해 공연장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연수구 아트센터 인천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감염증예방을 위해 공연장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인천의 문화예술계는 예정됐던 공연이나 전시가 줄줄이 취소되는 등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관점에서 벗어난 다양한 예술 기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인천지역 공연예술 분야 매출액은 2억8천257만9천 원으로 2019년 동기간 매출액 34억4천329만4천 원에 비해 91%가 급감했다. 이 중에서도 그나마 코로나19가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1∼2월 동안의 매출액만 1억1천172만8천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매출액 중 약 40%가 연초 2개월 동안 집중된 것이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공연예술인들의 생계 위협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 올해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인천지역 공연 상연(上演) 횟수는 단 5건에 매출액은 208만1천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연 횟수 16건에 매출액 9천41만9천 원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인천지역 공공 공연시설에서 상연 예정이었던 158건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대관료 등의 환불액도 1억8천507만 원에 달하고 있다.

전시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2019년 열린 전시회는 총 111건이지만 지난해에는 28건에 그쳤으며, 75건은 끝내 취소됐다. 올해 1월에는 단 한 건의 전시회도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시는 최근 총 2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문화예술인 약 5천 명에게 1인당 50만 원을 지원하는 인천형 안전망강화 재난지원금 정책을 발표했다. 시와 지역 문화기관 등은 문화시설 폐쇄로 활동 기반을 잃은 예술인들을 위해 17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비대면 온라인 예술활동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문화공간에서 무관객으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 플랫폼에 무료 제공하는 ‘온라인 예술활동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예술인과 문화공간 운영자, 영상제작자 등이 20분 내외의 콘텐츠를 제작하면 5월 중 시나 문화재단 공식 계정에서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올해 1월 중 여섯 개의 공연과 한 개의 전시를 인천문화예술회관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지만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창작지원금과 비대면 예술활동 지원뿐 아니라 방역수칙과 절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휴대전화나 PC 등의 기기로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전문 음향장비를 갖춘 공연장보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공간 구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전시회도 영상을 통해서는 의미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인 입장에서는 수익구조 문제와 촬영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은 "온택트 온라인 공연 등은 관중 입장에선 접근성과 현장감이 떨어지고, 소규모 예술인 입장에선 제작에 어려움을 겪거나 호응을 얻지 못하는 등 한계가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어렵다"며 "발코니 공연이나 드라이브 인 공연, 관람객 인원수 제한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세워 방역수칙과 절충하며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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