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마트·SK와이번스 제공.
사진 = 이마트·SK와이번스 제공.

신세계그룹이 인천에서 백화점을 철수(2018년 12월 31일 폐점)한 지 2년여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신세계가 둥지를 튼 곳은 인천시 연수구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문학경기장이다. 신세계가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한 SK 와이번스 지분 100% 인수하기로 26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관련 기사 15면>

인수금액은 1천352억 원이다. 신세계의 이 같은 인천 복귀는 누구도 예상하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스포츠 마케팅과 유통을 결합한 신세계의 깜짝 출범은 ‘야구도시 인천’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라는 파격적인 행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2016년 8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앞둔 자리에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발언을 했다.

신세계의 새로운 사업 영역에 대한 실험은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문학경기장에서 이미 가능성을 봤다. 국내 최초로 야구장에서 바비큐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이마트 바비큐존’이 대표적 사례다.

신세계가 인천 야구단을 택한 이유는 또 있다. 인천 연고를 둔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그룹과도 대척점에 설 수 있는 이미지 마케팅도 가능해졌다. 롯데는 2019년 인천터미널을 인수하면서 롯데백화점을 통해 인천에서 사실상 독주체제를 형성한 상태다.

국내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쟁은 향후 신세계가 인천에서 추진하는 사업확장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층이 두터운 야구단 운영을 통해서다.

신세계는 현재 인천 서구 청라에 대형 복합쇼핑센터 스타필드와 남동구 구월동에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가 백화점 인천점을 롯데에 넘겨준 이후 인천에서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존재감이 이번 야구단 인수로 다시 살아나며 인천에서 새로운 유통대전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세계는 자사 내 백화점 매출 4위를 다투는 알짜 점포인 인천점을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5년간의 법정소송 끝에 패소하면서 철수했다. 당시 경쟁업체가 운영하는 매장을 전격 매입한 전례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롯데와 신세계의 감정의 골은 깊은 상황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는 유통업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로 고객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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