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신도 평화도로는 그동안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아 2004년 시작된 뒤 장기간 표류했던 사업이다. 현재 뱃길로만 영종도와 신도를 오갈 수 있어 이 구간을 잇는 다리는 지역주민 숙원이었음에도 좀처럼 진행되지 못했다.

그랬던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인천시와 정치권의 노력으로 2019년 급물살을 탔고, 마침내 27일 첫 삽을 떴다. 인천시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서해 남북평화도로’ 80.44㎞ 중 영종도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구간으로, 서해 평화도로 건설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27일 옹진군 신도선착장에서 열린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 착공식’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마을 주민 등과 발파버튼을 누르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27일 옹진군 신도선착장에서 열린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 착공식’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마을 주민 등과 발파버튼을 누르고 있다.

# 예비타당성 면제로 날개 단 평화도로

시는 2018년 12월 영종~신도~강화 간 도로 건설 타당성 평가 용역을 완료하며 장기 프로젝트로서 ‘서해 남북평화도로’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서해 남북평화도로는 영종~강화~개성·해주를 잇는 80.44㎞ 길이의 도로로, 박남춘 인천시장의 1호 공약이기도 했다. 시는 남북 교류를 위해 평화도로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사업성이 낮아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같은 계획이 가시화된 것은 2019년 1월 ‘영종~신도 평화도로’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에 포함되면서부터다. 당시 시가 예타 면제사업으로 신청한 영종~강화 구간(14.6㎞) 중 영종~신도 구간만 반영되기는 했지만, 이날 국가균형발전 기반 구축 대상사업으로 확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물꼬가 트였다. 특히 정부는 원칙적으로 수도권 사업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했으나 북도면 신도는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접경지역으로 판단해 면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비 지원 재정사업으로 변경된 영종~신도 평화도로 사업은 이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공사 발주를 위한 총 사업비 조정도 완료했다. 총 사업비는 기존 1천91억 원에서 1천245억 원으로 최종 협의됐으며, 이 중 764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시는 이 사업을 설계·시공 일괄 방식으로 시행해 공사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시키고자 했다. 이날 우선시공분 착공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 만큼 오는 9월에는 본공사에 들어가 2025년 12월에는 차질 없이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서해남북평화도로 위치도.
서해남북평화도로 위치도.

# 지역 숙원사업인 영종~신도 평화도로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중구 영종도부터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까지 4.05㎞ 구간에 2차로 교량과 접속도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국비 764억 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1천245억 원이 투입되며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옹진군 주민들의 대표적 숙원사업 중 하나다.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에 부딪혀 개발이 더디게 이뤄졌고, 주민들의 불편함도 오랫동안 지속됐기 때문이다. 현재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시도·모도 3개 섬의 내부는 다리로 연결돼 있지만 외부로 연결되는 신도와 영종도 사이는 배를 이용해야만 이동이 가능하다.

행안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각종 규제로 지역 개발에서 소외됐던 접경지역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2011년부터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제5조를 근거로 2030년까지 진행되며, 인천을 포함한 접경지역 3개 시도와 15개 시·군을 대상으로 한다. 영종~신도 평화도로 역시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돼 온 사업 중 하나다.

시는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조성되면 인근 지역 2천여 명의 주민들이 겪어 온 불편이 대폭 해소될 뿐 아니라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활발해져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종도와 신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건설은 접경·도서지역 접근성 개선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광수요 창출 및 주민 소득 증대 등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영종~신도 평화도로에 건설될 예상 구조물 모습.
영종~신도 평화도로에 건설될 예상 구조물 모습.

# 한반도 평화의 중심지로

앞서 언급했듯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서해 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서해 남북평화도로 사업은 2030년까지 영종도~옹진군~강화군을 잇는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1단계 사업 구간은 영종~신도, 2단계 사업 구간은 신도~강화(11.1㎞)로 구분된다.

시는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한반도 서해평화협력벨트 조성의 조속한 실현과 안정적 추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도로는 항만, 공항, 경제자유구역 등 서해 연안의 거점지역을 개성·해주까지 연결해 남북 경제협력 및 남북 물류의 중심축으로 자리잡는 기반이 돼 줄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함께 시는 평화도로의 다음 단계인 신도~강화 구간 도로 사업이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이미 시는 도로를 강화까지 연결할 경우 교통량 증가를 감안해 향후 4차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마쳤다. 또 영종~강화 간 도로 건설이 완료되면 이후 강화~해주, 교동~개성을 연결하는 도로까지 각각 건설해 서해평화협력벨트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박남춘 시장은 "2단계 신도~강화 구간도 올해 상반기 국토부의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신규 지정돼 국가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서해 남북평화도로 건설로 남북 교류·협력 기반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동서와 남북축을 연결할 교통 인프라 확충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사진= <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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