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던 ‘천재궁 터’가 역사에 맞는 이름을 찾게 됐다.

인천시는 15일 강화군 화도면 문산리에 위치한 시 기념물 ‘천제암(궁)지(天祭菴(宮)址)’의 명칭을 ‘강화 참성단 천재궁 터(江華 塹星壇 天齋宮址)’로 변경한다고 고시했다. 변경된 명칭은 게시일부터 바로 적용된다.

강화 참성단 천재궁 터는 1995년 3월 2일 시기념물 제24호로 지정됐다. 이보다 앞서 1988년 3월 22일 경기도 기념물 107호로 지정됐었지만 1995년 3월 행정구역이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바뀌면서 정리됐다. 현재 소유자는 산림청, 관리주체는 강화군청이다.

이곳은 참성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제사그릇(제기)과 제사물건(제물)을 준비하던 재궁(齋宮)이 있던 곳으로 알려졌다. 만들어진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고려말기 성리학자인 목은 이색(李穡)이 지은 시가 현판에 쓰여 있었던 점, 조선 태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머물며 하늘에 제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점 등으로 미뤄 이미 고려 때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현재 천재궁 터는 삼단 석축으로 돼 있으며 넓이는 231㎡다. 근처에는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도록 표시해 놓은 금표와 우물들이 남아 있다. 특히 천재궁 터는 마니산 참성단과 관련 있는 기념물인 만큼 강화도를 찾는 시민과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의미에도 천재궁 터는 그동안 천제암(궁)지를 비롯해 천재암 터, 천재암(궁)지 등 제각각으로 표기되고 불려 왔다. 시는 「조선왕조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문헌을 조사한 결과 ‘강화 참성단 천재궁 터’를 정확한 명칭으로 보고 변경을 추진했다. 지난해 말 시 기념물 명칭변경 예고 및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도 거쳤다.

시 관계자는 "「여지도서」 등 옛 문헌에 천재암이나 천재궁으로 표기돼 있고, 참성단 제사를 준비하던 곳으로서의 건물 용도를 고려했다"며 "앞으로 ‘강화 참성단 천재궁 터’로 명칭을 변경해 시 기념물로 관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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