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간에는 지방이 약 5% 정도 존재한다. 하지만 간 전체 무게의 5% 이상 지방(지방 중에서도 중성지방)이 침착된 경우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간은 인체에서 여러 가지 대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지방질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 지방간이 발생하게 된다.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 마시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크게 나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에 4잔(알코올 40g)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지방간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는 흔한 위험인자로는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갑상샘저하증, 수면무호흡증, 대사증후군,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있으며 드물게 여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약제를 오래 복용하거나 심한 영양 부족 및 급작스러운 체중 감소, 체중 감소를 위해 위장관 수술을 하는 경우에도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금주하지 않고 음주를 지속하게 되면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또한 드물지만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대부분 양호한 경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는 지방간염을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간경변증, 간암 등 말기 간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지방간의 원인을 치료하고 교정하는 것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금주가 가장 중요하며, 술 때문에 부족해진 영양분을 적절히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의 경우는 적절한 혈당 조절과 콜레스테롤 농도를 유지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지방간 치료에 몇 가지 약물들이 시도돼 왔지만 현재까지 간 내에 축적돼 있는 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약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금주, 식이 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감소 등 생활 습관 교정이 치료에 중요하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1∼2개월 정도 금주를 하면 간 내 축적돼 있던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며, 3∼4개월간 금주하면 대부분 호전을 보이게 된다. 과체중 혹은 비만한 경우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 빠르게 걷거나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2번 이상, 최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6주 이상 꾸준히 해야 간 내 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이요법은 기본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되, 한 끼 분량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좋다.
<검단탑병원 소화기내과 홍원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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