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열 탑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남준열 탑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의미하며,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만성간염이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생긴 간의 염증 상태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해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가 상승하고 때로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만성간염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만성 B형간염이다.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며, 감염기간이 6개월 이상인 경우 만성 B형간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가 현재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나 여전히 환자 본인이 감염 여부를 모르거나 감염 여부를 알고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만성간염 환자 수는 약 40만 명 정도이고, 매년 약 2만 명이 간암, 간경변증, 간부전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 중 50~70%가 B형간염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B형간염 관리에 대해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첫 번째는 B형간염이 없는 사람은 B형간염이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이미 B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성간염 상태인 사람은 간질환의 진행을 억제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첫 번째, B형간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감염경로를 잘 알고 차단해야 하며,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음식이나 식기를 통해서는 거의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 환자와의 일상생활에는 제한이 없다.

 유아기 이전에 B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게 되면 대부분 만성 B형간염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출생 시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어머니에게서의 수직감염을 통해 일어나고, 그 밖에 유아기 때 바이러스 노출에 의한 감염을 통해서도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출생 시 적절한 예방조치를 하고, 출생 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어머니가 만성 B형간염 환자더라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가족이나 의료인 등 밀접한 접촉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을 획득했다면 감염 확률은 거의 없다.

 두 번째,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경우 정기적으로 간 검진이 필요하다.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통해 시행하는데, B형간염 바이러스가 활동하면서 간염이 심해지는 시기가 확인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B형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해야 한다. 현재는 강력한 항바이러스제가 많이 개발돼 있어 B형간염 바이러스가 혈액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도록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자신이 B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거나 알고 있더라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B형간염 바이러스를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모두 만성 B형간염 환자이며,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검진을 해야 적절한 시기에 간질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간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병이 진행된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이다. 검진을 통해 조기에 이상 소견을 발견, 적절한 조치를 하면 간경변증, 간부전 혹은 간암으로 진행하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검단탑병원 소화기내과 남준열 과장>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