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산지역 청소년 테니스 환경을 급변시키고 있는 한 G-스포츠클럽이 학부모들과 테니스 꿈나무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인 이진아 감독을 주축으로 총 5명의 코치가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 자신들의 재능을 헌신적으로 기부하는 오산 G-스포츠클럽이 그것이다.

 특히 이 감독은 2014년 선수생활을 은퇴한 뒤 G-스포츠클럽이 운영되기 이전부터 ‘이진아테니스아카데미’를 설립해 지역의 테니스 수준을 높게 끌어올린 바 있다.

 오산시 꿈나무 육성사업으로 시작됐던 이진아테니스아카데미 활동은 G-스포츠클럽이 시작된 이후 학생들이 중·고등학교까지 테니스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성장에 따른 학년별 연계가 중요한 청소년 체육활동에 있어 효율적이고 부담이 적은 사업 시스템이 구축된 셈이다.

 앞으로 끊임없이 생활체육 구조를 개선해 나가며 우수 선수를 배출해 우리나라 테니스 위상을 높이는 데 오산 G-스포츠클럽이 기여할 것은 분명하다. <편집자 주>

오산 G-스포츠클럽 테니스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산 G-스포츠클럽 테니스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학생 실력에 맞춘 체계적인 훈련

오산 G-스포츠클럽은 초평동 소재 감투봉 테니스 전용구장에서 진행된다. 감투봉 테니스 전용구장은 오산시가 제공한 시설이다. 관내 테니스 꿈나무 육성을 조건으로 공간 무상 제공 협약을 체결할 정도로 오산시의 관심은 높다.

이곳에서는 현재 20여 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매일 방과 후 훈련을 하고 있으며, 각 코치들은 학생들의 테니스 숙련도에 따라 각자 다른 방식의 훈련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아카데미를 설립했던 이진아 감독이 처음 오산에 와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사용한 주된 방법이자 입문자를 위한 훈련 방식인 ‘매직테니스’는 클럽 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개발한 매직테니스는 어린아이들이 테니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코트의 규격을 줄이거나 라켓, 공의 종류를 어느 정도 사용하기 쉽도록 변형시킨 테니스 보급 프로그램이다. 근력이 부족해 정규 규격 테니스 라켓조차 잡기 버거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해 결국 지역사회나 전국대회에서도 활약할 만한 선수를 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매직테니스를 거친 아이들은 기술의 숙련도에 따라 기술훈련과 전술훈련을 위주로 각 코치의 지도를 받게 된다. 스트로크나 스매싱, 발리 등의 기술을 습득해 숙련도를 올리는 기술훈련은 매일 진행하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기본 기량을 갖춰야 상대방을 전략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점차 실력을 키워 갈수록 기술훈련의 비중을 줄이게 된다. 실력이 무르익는 고등학교 때는 전술훈련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전 혹은 단체전인지,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 수비나 공격에 있어서의 전략 등을 익히는 전술훈련은 이 감독이 강조하는 ▶네트를 높게 본다 ▶자세를 낮춘다 ▶다리를 빨리 움직인다 ▶코트 인사이드 안쪽을 보고 친다 등 4가지 기본 전술을 토대로 진행된다. 기술훈련을 통해 숙련된 기술로 상대를 밀어붙여 공격권을 갖고, 공의 속도감을 제어해 상대를 흔들며 코트를 점령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기술을 익히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 프로 선수로의 꿈 키우는 아이들

이로 인한 성과물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2018년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당시 초등부였던 노호영 군이 대회 MVP를, 2019년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중학부 김민서 양이 여자 MVP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진행됐던 바볼랏 전국남녀중·고등학교 테니스대회에서는 김하람 양이 여자단체전과 여자복식, 여자단식에서 모두 우승해 대회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밖에 전국테니스선수권대회, 소강배 전국남녀중·고등학교 테니스대회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테니스 대회는 오산이 휩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오산 G-스포츠클럽 테니스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오산 G-스포츠클럽 테니스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오산 G-스포츠클럽은 이렇게 재능 있는 아이들의 진로를 위한 리그를 유치하면서 아이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품는 것을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 개최된 오산 UTR(유니버설 테니스 레이팅)리그는 오산 G-스포츠클럽이 UTR 측에 수차례 요청한 결과다.

학생선수들이 테니스를 계속하기 위한 진로 중 하나인 미국 대학으로의 진학에는 포인트가 필요하다. UTR리그는 0∼16.5점까지 포인트를 쌓아올리는 랭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회로, 승패는 물론 각 선수들이 점수를 얻는 과정까지도 포인트 산정에 도입하면서 매우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비교적 제한된 진로에 미국 대학 진학을 추가할 뿐더러 오산 G-스포츠클럽 아이들은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진아 감독은 "G-스포츠클럽 내 재능 있는 아이들을 그랜드슬램 주니어대회로 보내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UTR리그의 경우 각 대회 우승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좀 더 포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 유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부와 테니스를 병행해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로 인해 피로가 굉장히 심한 아이들이 많다"며 "부디 아이들이 진로를 정하며 넓은 시야를 갖추길 희망한다. 오산 G-스포츠클럽이 아이들의 꿈을 찾을 수 있는 클럽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하람 선수(17·여·매홀고) 인터뷰

 김하람은 지난해 개최된 제56회 바볼랏 전국남녀중·고 테니스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선수다. 앞서 열린 제48회 소강배 대회에서도 여자단식 우승과 단체전 준우승을 이끄는 등 실력을 나날이 입증하고 있는 테니스계의 유망주다.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운동을 좋아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테니스를 처음 접한 뒤 이제 꽤나 자신감이 붙었다.

 프로 선수가 돼 투어대회를 다니는 것이 목표로,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 선수를 존경하고 있다. 그의 시합 영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경기 중에도 여유가 넘치는 점이나 기술 면에서의 전문성 등이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G-스포츠클럽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5년째 이진아 감독님의 지도를 받고 있다. 학교에서 이 같은 활동을 보기만 했을 때는 약간 강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면 스포츠클럽은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위축되지 않고 운동할 수 있고, 코치님들과 함께 부족한 실력을 좀 더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훈련들을 할 수 있어 가장 좋다.

 이제는 학업이나 다른 운동을 테니스만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테니스를 잘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한다.

#노호영 선수(16·문시중) 인터뷰

 노호영 역시 전국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바볼랏 전국남녀중·고 테니스대회 단식서 우승하며 금메달 3개를 획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주니어 그랜드슬램 대회에 출전해 큰 활약을 거뒀을 게 분명한 선수다.

-어떻게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고, 참고가 되는 선수가 있다면.

 ▶6살 때 처음 라켓을 잡은 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를 목표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입문하기 전인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매직테니스 대회에 참가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현재 세계 대회에서 두각을 보이는 그리스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선수를 가장 존경한다. 최근에는 세계랭킹 130위권에 위치한, 나보다 3살 위인 니콜라스 알카라제 선수를 눈여겨보며 영상을 자주 분석하고 있다.

 둘 다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공통적이고, 다양한 테니스 기술과 훌륭한 플레이는 물론 발리 플레이까지 능해 따라가려 노력하고 있다.

-G-스포츠클럽의 장점과 앞으로 목표는.

 ▶클럽에는 선수들도 많고, 다양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치님들께서 자세하게 지도해 주면서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력 면에서는 볼의 스피드나 움직임의 빠르기 등은 물론 노련함을 갖추는 게 가장 먼저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시합을 뛰며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하고, 강점들을 훈련해 나가면서 주특기로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해 보인다.

 최종적으로 ATP(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 10위권 안에 드는 게 목표로, 이를 이루기 위해 세계대회에서 중점적으로 노력하겠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사진=<오산 G-스포츠클럽 테니스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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