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이 제기된 인천 애관극장과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가 애관극장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하며 공공적 활용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제2기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애사모)’은 20일 애관극장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애관극장의 역사와 문화를 보전하고 공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 마련에 인천시와 시민들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45개의 지역 시민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애사모는 "한국 최초의 실내 극장으로 126년의 역사를 이어 온 애관극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관람객의 급격한 감소로 민간 소유의 애관극장 매각설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관극장은 식민지 시대 인천시민들의 문화운동과 학생들의 청년문화운동이 발화됐던 문화의 전당"이라며 "광복과 한국전쟁, 전후 복구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도 그 자리를 지킨 문화적 자긍심이자 상징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애관극장은 최근 관객이 거의 없어 일부 상영관을 닫고 인력 감축 등 자구책을 마련해 왔으나 운영 시 적자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애관극장 보전을 위해선 시의 공공 매입 등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사모는 "멀티플렉스 극장들과 경쟁하면서 역사를 지켜 온 극장주에게 더 이상의 희생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가 나서 애관극장의 역사와 문화를 보전하고, 애관극장을 인천 원도심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라"고 요구했다.

애관극장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극장 매각이 내부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민철 인턴기자 ghlee@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