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실시됐던 '동구밭 청년길' 청년가게 안내도에 가게들이 지워진 채 남아있다.이민철 인턴기자 ghlee@kihoilbo.co.kr
지난 2015년 실시됐던 '동구밭 청년길' 청년가게 안내도에 가게들이 지워진 채 남아있다.이민철 인턴기자 ghlee@kihoilbo.co.kr

인천시 동구의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 사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동구밭 청년길’ 사업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구에 따르면 2024년까지 구비 13억6천만 원을 투입해 배다리 헌책방 골목 일대에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문화예술인, 청년·다문화상인 및 권장업종 창업예정자 등 참여해 총 30개 상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실패로 끝난 동인천중앙시장 ‘동구밭 청년길’사업과 지원 대상 및 업종이 다수 중복돼 차별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동구밭 청년길 사업은 2015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2억2천75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사업으로 중앙시장에 ▶음식점 2개 ▶카페 3개 ▶공방 3개 ▶갤러리 2개 등 총 10개의 청년가게가 개업했다. 하지만 6개월의 지원이 끝난 후 폐업이 이어져 현재 남아 있는 청년가게는 휴업 중인 분식점 1곳이 유일하다.

동구밭 청년길 사업과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 사업의 참여 업종과 대상을 살펴본 결과, 다수가 청년 창업 관련 지원 사업이며 업종도 카페 등으로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7월까지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에 개점이 확정된 18개 상점은 ▶음식점 1개 ▶카페 3개 ▶공방 5개 ▶갤러리 4개 ▶관광·투어 2개 ▶문화·예술 2개 ▶요가 1개 등이며 이 가운데 12개는 청년창업 지원 대상자로 분류됐다.

심지어 청년길 가게 대표들이 청년몰 활성화를 위해 자비로 시행했던 교복 대여 사업은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에서 개점이 예정돼 있다.

게다가 지리적으로도 중앙시장과 배다리 지역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사업 활성화의 중요한 요소인 유동인구 유입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동구밭 청년길 사업에 참여했던 A씨는 "사실상 우리는 방치하더니 길 건너 배다리 쪽은 3년간 임대료 등 장기적인 지원을 내세워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당시 국비 지원이 끝난 후 청년길 사업은 구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국비 사업인 동구밭 청년길에 구가 나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는 지역주민과 호흡하며 성장할 수 있는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주자들의 자생력을 키우고 구체적인 후속 지원을 논의·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이민철 인턴기자 ghl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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