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가 위 제국을 세우고 황제가 되자 제갈량이 서둘러 유비에게 황제에 오를 것을 건의했다. 유비는 자신이 한(漢)의 신하라며 그런 일은 반역이라고 거절했다. 제갈량이 타일렀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온 세상이 분열되었고 각지의 영웅들이 다투어 일어났습니다. 지금 재능과 덕망을 갖춘 인재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군을 섬기는 까닭은 용과 봉황에 매달리듯이 지도자에 의지해 공명을 세우려는 것이지요. 이제 끝까지 사양하신다면 많은 인재들이 지지하기는커녕 실망한 나머지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입니다."

 ‘용과 봉황에 의지한다’는 말은 지도자 주변에 천하의 대권을 손에 넣으려 애쓰는 이유가 바로 그들이 공명을 이루고자 하는 뜻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늘날 서구식 민주주의와 중국식 사회주의 정치에 있어 대권을 향한 지도자와 그 주변의 참모들을 보면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으나 민주주의 쪽이 훨씬 위기에 처한 듯이 보인다. 공명이 지나쳐 이익과 출세에 눈먼 인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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