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거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횡단보도 파란불 신호에 도로 위를 이동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26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거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횡단보도 파란불 신호에 도로 위를 이동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비대면 플랫폼 시장의 성장으로 배달음식 수요와 오토바이 운행 숫자가 늘면서 보행자들이 사고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27일 인천시와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시에 등록된 오토바이는 지난달 기준 총 8만680대로 지난해 7만9천420대보다 1천260대 증가했다. 오토바이 사고도 2019년 511건에서 지난해 619건으로 늘었다.

그러나 앞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 특성상 고정식 단속 카메라가 아닌 캠코더를 사용해 직접 단속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날 남동구 식당 밀집 지역의 인도와 보행자전용도로에선 굉음을 내며 곡예운전을 일삼는 배달대행 오토바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오전에는 비까지 내려 우산을 쓴 시민들은 시야가 제한되기도 했는데, 그 옆으로 오토바이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도 했다. 이들은 사람들 사이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횡단보도와 인도 구분 없이 주행하기를 반복했다.

비슷한 상황은 식사시간이 다가올수록 급증했다. 서구의 한 유명 음식점 앞은 배달대행 오토바이들이 급출발과 급제동을 하며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오토바이들의 질주는 이어졌다. 계양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선 배달대행 오토바이의 불법 유턴으로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절대보호구간에서 금지된 흡연을 하고 배달콜을 잡기 위해 인도 위에서 주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런 상황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높다. 이모(37)씨는 "횡단보도가 초록불인데도 오토바이들이 그 사이로 끼어들면서 주행한다"며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피할 수도 없는데 사고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11세 아동이 신호 위반을 한 오토바이에 치여 중상을 입기도 했다.

오토바이 운전자 정모(27)씨는 "약속된 시간 안에 배달해야 하는 압박과 경쟁도 치열하다"며 "시간을 맞추느라 과속에 신호 위반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크타임에 10건 이상 못하면 그날의 수입은 저조한 편이라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인단속기 고도화와 과태료 증액 등을 논의 중"이라며 "이륜차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체계 마련, 번호판의 시인성 향상을 위한 번호판 개편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이민철 기자 ghlee@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