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개개인의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결국 환경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 믿습니다."

쌀뜨물 이용 설거지, 폐휴대전화 기부, 아이스팩 수집, 해양쓰레기 수거활동, 장바구니 이용, 텀블러 등 일상 곳곳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이의순(66·여)씨의 바람이다.

이 씨는 본인이 사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미추홀구자원봉사센터를 통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문학산지킴이 등 갖갖의 활동을 해 왔다. 그러던 중 본격적으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8년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진행한 지구환경교육 수업이었다. 문학산지킴이를 하며 환경정비활동을 해 막연한 관심은 있었지만 지구환경교육을 받고 난 뒤 환경과 기후문제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거창한 활동보다는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부엌에서 커피나 우유, 쌀뜨물 등을 버리게 되면 깨끗한 물로 희석하는 데 시 재정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고, 혹시라도 바다에 흘러 들어가게 되면 수산물을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돌아오게 된다. 환경문제가 당장 생활 속에서 체감되지 않더라도 언젠간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조금만 번거로움을 참으면 일상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활동이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씨가 소개하는 환경보호활동은 세제 대신 쌀뜨물을 이용하는 설거지다. 쌀뜨물의 전분 성분은 기름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식초를 이용해 발효시키면 훌륭한 주방세제가 된다. 남은 쌀뜨물이나 우유는 물에 희석해서 직접 키우는 텃밭에 주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스팩과 폐휴대전화를 버리지 않고 모아 뒀다가 환경단체에 보냈다.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기 위해 외출할 때는 항상 텀블러를 휴대하며, 시장에 갈 때는 장바구니와 개인 용기를 챙긴다.

아암도와 장봉도, 동검도 등 인천의 섬과 해안 곳곳을 다니면서 해양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탄소포인트제도 10년 넘게 가입하고 있다.

이 씨는 "한 항목씩 살펴보면 그리 힘들지 않게 지킬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막상 생활 속에서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무조건 편해지기만을 바라기보단 조금씩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대량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면 안타깝다고 한다. 이렇게 실천을 해도 좋아지기는커녕 나빠지는 환경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껴 지난해부터는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인 시위에도 나서면서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도록 행동하고 있다.

이 씨는 "2008년부터 환경운동을 시작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 지자체 차원에서 환경보호 관련 교육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시민운동으로 전파된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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