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 수원KYC 대표가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동일한 내용의 프로그램 시행을 통보한 수원문화재단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 박종현 기자>
박영철 수원KYC 대표가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동일한 내용의 프로그램 시행을 통보한 수원문화재단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 박종현 기자>

최근 수원문화재단이 수원지역 예비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던 마을 안내 프로그램과 동일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임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해당 기업과 갈등을 빚고 있다.

2일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시는 재단을 통해 2017년 12월부터 수원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스탬프북을 제공한 뒤 화성행궁과 수원화성박물관, 창룡문 등 관광명소에 설치된 11개의 스탬프를 이용, 이를 완성할 경우 완주 보상 기념품을 제공하는 ‘수원화성 성곽길 스탬프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투어 코스는 총 5.9㎞ 구간(1시간 40분 소요)으로 별도의 해설사 없이 자유롭게 화성을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면 지난 20여 년간 수원화성 주변에서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진행해 온 비영리민간단체인 ‘수원KYC’는 지난해 9월부터 소속 문화관광해설사(화성길라잡이)를 통해 해당 스탬프투어의 안내를 담당하는 동명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비용은 1인당 1만 원꼴로, 최소 4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신청할 수 있다.

수원KYC는 이 같은 스탬프투어를 비롯해 재단 측에서 위탁받은 자전거 택시를 운영하는 등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경기도형 예비 사회적 기업’에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재단이 소속 문화관광해설사를 활용해 스탬프투어를 돕는 동일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해당 업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원KYC가 해설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부득이 유료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반면 재단의 경우 예산을 통해 무료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재단이 이미 다른 곳에서 운영 중인 동일한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영업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박영철 수원KYC 대표는 "재단 측이 계획대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결국 예비 사회적 기업 활동을 접으라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소상공인들에게 인프라 제공은커녕 실적을 쌓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관람객을 받지 못하게 된 50여 명의 소속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생계를 위해 추진된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관광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해당 기업이 유료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재단과 차별화된 부분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며 "만약 동일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돼 문제가 있다고 하면 재검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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