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향교 앞 비석군에 박제순 선정비와 친일단죄문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향교 앞 비석군에 박제순 선정비와 친일단죄문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인천시의 등록문화재 발굴과 활성화 예고에 비해 인천지역에 산재된 비지정문화재는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학동 옛 시장관사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수인선 협궤 객차와 증기기관차 등 4건에 대한 등록문화재 등록을 예고하고, 등록문화재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할 계획이다.

반면 인천지역의 비지정문화재 대다수는 역사적 가치나 활용도 측면에서 많은 이야기 소재를 가지고 있음에도 보호구역이나 안전장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의 비지정문화재는 강화군을 제외하고 중구 1개, 계양구 3개, 미추홀구 5개, 서구 6개 등 15개가 자리하고 있다.

중구와 서구, 미추홀구는 향토문화유산조례로 비지정문화재를 관리하고 있으나 계양구는 조례조차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관련 조례에 의한 관리도 문화재자료 지정 등 법률에 근거한 것이 아니어서 해당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행위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소재 주안동, 문학동 고인돌은 재개발 공사장 한 가운데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소재 주안동, 문학동 고인돌은 재개발 공사장 한 가운데 있다.

미추홀구 향토문화유산 1·2호로 지정된 문학동과 주안동 고인돌은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인 주안3구역과 학익2구역 내 자리하고 있으나 어떠한 보호구역이나 안전장치도 없다.

반면 미추홀구 문학동 소재 ‘인천향교 앞 비석군’은 문화재청 문화재돌봄사업에 포함돼 국비사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어 비지정문화재로서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다. 이 비석군은 비지정문화재이지만 을사오적의 한 사람으로 인천부사를 지낸 박제순의 선정비와 친일단죄문이 함께 전시돼 있어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구의 관계자는 "지정·등록문화재 주변에 있는 비지정문화재의 경우 그나마 국비지원사업에서 복합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독립된 비지정문화재들은 구의 자체 예산과 인력으로 관리와 활용계획을 수립하기엔 애로사항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비지정문화재는 관할 지자체에서 조례에 따라 자체 예산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계양산성처럼 구청에서 지속적인 발굴이나 관심을 기울여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도록 적극 노력한다면 지정문화재로 승격하는 길이 닫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민철 기자 ghl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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