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변화의 과정 속에서 기존 여러 직업이 사라지고 다양한 직업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어려웠거나 생소했던 새로운 직업에 대한 진로를 계획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20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1위는 여전히 ‘교사(각각 8.9%, 6.3%·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는 운동선수)’였지만 ‘크리에이터’와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를 비롯해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 등 미래 사회에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학교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보다 다양해진 직업에 대한 경험과 탐색의 기회 제공이 중요해졌다.

 화성반월고등학교는 청소년들이 직접 ‘미래 트렌드’를 읽고, ‘미래 키워드’를 토대로 진로를 계획할 수 있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

 화성반월고가 운영 중인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화성반월고등학교 전경
화성반월고등학교 전경

# 소통과 참여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2015년 개교한 화성반월고는 이듬해 ‘경기도교육청 자율학교’ 및 ‘혁신학교’로 지정됐으며, 2017년 ‘교육부 예술(미술)교과 중점학교’와 2018년 ‘교육부 제2외국어(중국어)교과 중점학교’,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되는 등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소통과 참여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화성반월고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척인(전인적 성장을 기반으로 개성의 발달과 진로 개척) ▶창의인(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새로운 발상과 도전) ▶문화인(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 ▶세계인(세계와 소통하는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의 정신으로 공동체 발전에 참여) 등 미래사회에서의 핵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클러스터, 교과중점과정, 주문형강좌 운영 등 교육의 다양성을 실천하고 있다.

또 인문사회, 자연과학, 진로진학, 문화예술체육, 자치성장 등 5개 영역으로 세분화된 ‘화성반월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화성반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화성반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회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미래 시민으로서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주제탐구학술제와 독서서평대회, 창의융합 논술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인문사회 프로젝트’와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수학적·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학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자연과학 프로젝트’를 통해 수리과학학술제와 사이언스 챌린지, 적정기술아카데미 등에 참여하고 있다.

‘문화예술체육 프로젝트’ 과정에서는 교내 합창발표대회와 음악경연대회 등 소통·공감·나눔으로 문화를 즐기며 자신의 역량과 끼를 발휘해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학생 스스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진로진학 프로젝트’와 스스로 기획·운영하는 자치활동을 통해 상호 존중과 배려 및 협력과 나눔의 학생자치문화를 형성하는 ‘자치성장 프로젝트’도 병행된다.

특히 화성반월고는 특화 교육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을 개발·운영하며 학생들의 꿈을 구체화해 주고 있다.

# 세상 속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인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은 미래 핵심 역량을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개교 첫해부터 운영되고 있는 화성반월고의 특색사업이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3년 동안 학년별·단계적으로 운영되는 ‘세상 속으로’는 매년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구체적인 운영 내용이 바뀐다.

화성반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화성반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장 체험 과정이 제외된 채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병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시행 7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업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확보해 진행 중이다.

올해 1학년은 ‘자아 찾아 세상 속으로’를 주제로 활동에 나섰다. 미래 트렌드 체험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며 자신의 진로계획과 연결시키는 과정으로, 기업·대학의 변화와 시대가 원하는 미래 역량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진학계획을 수립하도록 구성됐다.

▶시대의 변화와 기업의 변화, 그리고 대학의 변화 이해하기 ▶구체적 사례로 살펴보는 기업과 대학 인재상의 변화 ▶랜선 교육과정 박람회 등의 특강과 ▶트렌디한 나만의 진로 키워드 작성하기 ▶커리어맵 작성하기 ▶개인별 교육과정 설계하기 등 활동이 펼쳐졌다.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의 핵심인 2학년은 화성반월고의 창의적 체험학습 ‘챌린지 스쿨’의 수업 내용을 기반으로 ‘진로 찾아 세상 속으로’를 주제로 정하고 스타트업 기업과 협동조합, 법인 등의 형태를 조직해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기업 등 조직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것)’를 실천 중인 창업가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삶의 비전을 확장하고 있다.

화성반월고 학생들이 ‘소셜 임팩트-공공 소통 디자인’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제작한 상품들을 미국 POD 사이트에 게재했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상품들.
화성반월고 학생들이 ‘소셜 임팩트-공공 소통 디자인’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제작한 상품들을 미국 POD 사이트에 게재했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상품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창업가 9명이 강사로 나선 가운데 학생들은 각자 2개 분야 강의를 선택, ▶스타트업·소셜벤처 조사하고 작성하기 ▶크라우드펀딩 이해 및 사례조사 후 기획서 작성 ▶공공 소통 디자인 이해 ▶미래 역량 이해하기 및 진로·진학계획 세우기 등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함으로써 진로에 대한 안목과 견문을 넓히는 동시에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탐색한다.

이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3학년은 ‘미래 찾아 세상 속으로’를 주제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을 발휘해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소셜 임팩트-공공 소통 디자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기업과 법인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단체의 목표와 메시지 디자인을 조사하고 교유의 메시지를 디자인하는 한편,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크라우드펀딩을 기획한다.

활동 결과물은 미국 POD(Print On Demand·재고를 쌓아 두고 판매하는 형태가 아닌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제작해 판매하는 방식) 사이트에 상품으로 등록하는 등 일상의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결과물로 나타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3학년은 무엇보다 시기집중형 체험과 장기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발견하는 방법과 해당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과정 및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농민과 농산물을 브랜딩(Branding·소비자가 브랜드의 가치를 인지하게 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신뢰를 유지하는 과정)함으로써 도시민과 농민의 상생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 학생들이 바라보는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

비평준화지역인 화성시에서 화성반월고는 중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은 고등학교로 명성이 높다. 학생들은 그 배경에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화성반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화성반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진로탐색 프로그램 ‘세상 속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2학년 이효림 양은 "중학교 3학년 때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할지 고민한 끝에 화성반월고를 선택한 건 모든 1학년 학생이 연극수업을 듣고, 직접 팀을 구성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인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희망 직업이 교사여서 그에 필요한 경험들을 해 보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정상 수업이 이뤄지지 않아 1학기는 대부분 온라인 수업이어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2학년이 되면 코로나19가 종식돼 제대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분야도 있었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라 정상 진행이 어렵다"며 "그나마 각 분야별 종사자들을 통해 수업을 받으면서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는데, 만약 내년 코로나19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비록 고3이더라도 현장학습 등을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명표(2년)군도 "2살 터울의 누나가 화성반월고에 다녔고, 누나를 통해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꼭 이 학교에 오고 싶었다"며 "스스로 하고 싶은 직업과 분야를 찾아 탐색하는 과정이 마음에 들었고, 일반적이지 않은 분야를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사태에도 최대한 깊이 탐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다행"이라며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해 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을 체험했던 3학년 김지안 양은 "1학년 때는 진로가 확실하지 않아 여러 주제와 분야에 대해 알아봤는데, 비슷한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실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하고 싶은 꿈이 생겼는데, 앞으로도 문과와 이과가 융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현주 교무기획부장은 "교육은 사회와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야 하는데, 현재 각 학교들은 조금 더 빠르게 그 변화를 인지하고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가 매우 중요하다. 화성반월고 역시 유연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 중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모든 선생님들이 힘을 모아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장성 화성반월고 교장 인터뷰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세상에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김장성 교장은 학교 운영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자의 「논어(論語)」에는 기본이 바로 서야 앞으로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의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이 있다"며 "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이 가장 근본적이자 기본적인지 관심을 갖고, 어떤 역량이 필요하며 어떤 교육이 가치 있는 교육일지 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은 학교의 담장을 넘어 세상의 변화를 발 빠르게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화성반월고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길러 줄 수 있는 교육과 인성을 포함한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목표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우리 학교만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세상 속으로’ 프로그램은 학교 외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우리 학교의 교육철학이 잘 드러난 새로운 방식의 체험학습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이 모든 학교에서 진행돼 모든 아이들이 미래사회의 훌륭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화성반월고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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