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진 검단탑병원 신장내과 과장
전상진 검단탑병원 신장내과 과장

소금은 음식의 맛과 풍미를 향상시켜 미각을 충족시켜 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저장하는 천연 방부제로써 오랜 시간 사용돼 온 재료로, 과거부터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물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소금을 이루는 구성 물질 중 나트륨은 우리 몸속에서 조직과 체액에 존재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고 신경전달과 근육운동에도 중요한 기능을 하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소화액의 재료로도 사용되니 인간의 생명 유지와 기능 수행에 있어 필수적이며 중요한 물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트륨을 식탁에서 알게 모르게 과다하게 섭취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우선 혈액 내 나트륨의 증가는 체액의 삼투압 증가를 야기시키며 이로 인한 혈액량의 증가로 부종과 고혈압을 유발하게 된다. 이렇게 유발된 고혈압은 진행될 경우 합병증으로 뇌졸중 및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궤양, 위암 및 식도암 등의 소화기계 질환을 발병시키는 간접적 원인이 되기도 하며, 신장에서 칼슘의 배설을 증가시켜 신장결석과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리고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를 손상시켜 단백뇨를 증가시키고 만성 신부전과 같은 신장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몸에 꼭 필요하면서도 과하면 독이 되는 나트륨을 어떻게 얼만큼 섭취해야 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섭취하는 것이 건강 유지와 각종 질환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한 티스푼 정도에 해당하는 양으로 2천㎎(소금 5g) 정도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 WHO 권장량에 1.6배에 해당하는 3천274㎎로 목표치에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한식은 국, 찌개가 주를 이루고 김치, 젓갈 등의 반찬에도 다량의 소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소금 섭취량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최근에는 이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및 대책들이 알려져 있고 국가에서도 일상 속에서 나트륨 줄이는 요령들을 안내하고 있다.

처음에는 나트륨을 줄이게 되면 간이 덜 돼 맛이 없다고 느껴지고 습관을 들이는 것이 상당히 어렵지만 짠맛은 후천적인 맛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저염식이를 고수하게 되면 1∼2주 이내에 미뢰를 재훈련해 적응할 수 있다. 허브나 나트륨이 없는 향신료, 감귤·레몬식초 등의 향료를 써 보는 것도 나트륨을 줄이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요리 중이나 먹기 전에는 음식에 소금을 첨가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며,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는 자연적으로 나트륨이 적게 들어 있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 역시 저염식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에서도 일상 속에서 나트륨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은 권고하고 있다. 첫째, 국물보단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도록 하고 둘째, 음주 시 함께 먹는 안주류에 포함된 쌈장 같은 양념류는 미리 덜어내서 가급적 적게 먹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식품 선택 시 영양정보를 확인하고, 되도록 나트륨이 적은 식품을 구매·섭취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간혹 극단적인 저염식이는 식욕 부진, 영양실조 및 탈수 등을 유발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저나트륨혈증과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하며, 티아지드계열 이뇨제를 복용하거나 갑상샘암 수술 환자 그리고 식이 섭취가 저조한 고령군에서도 전해질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치의와 상의해 검사 및 추적관찰하며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좋다.

  <검단탑병원 신장내과 전상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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