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의 해상교통 중심지였던 인천의 바다는 큰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옹진군의 168개 섬은 인천시가 꼭 품어야 할 천혜 자원입니다. 옹진군과 해양환경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민관이 협심한다면 인천시의 환경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인천시 환경특별시민 정철진(54)씨는 옹진군 일대의 생태보존과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해 매주 바다를 누비고 다닌다.

정 씨는 해양생태 보존구역인 옹진군 대이작도에 태어나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정년 이후 바로 대이작도로 낙향해 1년 반 동안 섬마을행복버스 기사로 활동했다. 그 기간 해양생태환경 보호활동을 하기 위해 섬을 방문한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잦았다. 자연스럽게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정 씨는 녹색연합에서 숲해설사 과정을 이수한 후 본격적인 해양쓰레기 채취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정 씨는 경기도 해양침적쓰레기수거선인 경기청정호에 취업했다. 경기도 풍도와 육도, 국화도, 입파도 일대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며 수시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정 씨가 주로 수거한 쓰레기는 바다 깊이 가라앉은 침적폐기물이다. 조업 중 버려지거나 유실된 폐어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고철이나 폐타이어도 자주 볼 수 있었으며, 중국에서 건너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상당하다.

침적폐기물들은 해양생물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거나 폐어구에 갖히면 집단 폐사해 어업인의 생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고철 같은 대형 폐기물은 선박의 안전운항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 씨가 인근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업인들에게 부탁을 받아 침적폐기물을 수거할 때면 보람을 느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정 씨는 "바다 위 부유쓰레기에 비해 침적쓰레기는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더 방심하고 버리거나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조업하는 어업인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모두의 관심과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올해 초에도 덕적도와 자월도를 방문해 해양부유쓰레기 및 모래 유실 등의 심각성을 홍보해 왔다. 경기도와 달리 인천시는 해양침적쓰레기 수거선이 없어 시와 옹진군에 선박 건조를 건의하기도 했다.

정 씨는 "수시로 배를 타면서 섬과 육지를 오가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내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고향이기도 하고, 내 활동으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점차 개선된다면 더욱 보람된다"며 "대이작도의 천혜 자원인 풀등 보호와 해수욕장 모래 유실, 기후위기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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