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김미연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가좌1동 버스정류장을 놓고 인천시의 행정이 ‘갈지자’를 넘어 ‘몽니’로 가고 있다.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은 지역주민들의 발이 돼 주는 고마운 존재로 버스정류장은 지역 교통에 중요한 근간이 되는 시설이다.

그런 이유에서 버스 노선 설정과 정류장 이전은 철저한 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을 하는 등 체계적인 단계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서구 가좌1동에 위치해 있는 버스정류장이 하루아침에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버스가 주민들의 발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하루아침에 주민들의 발이 없어진 것이다.

인천시는 정류장 앞에 목재 공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목재 적재 등의 과정에서 정류장을 이용하는 주민의 위험이 따를 수 있어 이전하게 됐다고 말하며 정류장 이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세상 어느 지자체에서 정류장 이전을 놓고 주민에 대한 어떠한 설명 없이 추진하는지 되묻고 싶은 상황이다. 

게다가 목재 공장이 사유지에서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재인 정류장 이용에 위험요소가 있다면 목재 공장주가 이를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식인데도 정류장을 옮겨버리는 황당무계한 모습을 보여줬다. 

얼토당토않은 일방적인 정류장 이전에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서구는 철저하게 패싱을 당했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일자 인천시는 이전한 정류장을 유지한 채 정류장을 하나 더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주민설명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이마저도 진행되지 않았다. 

주민설명회 없이 정류장을 이전해 놓고 사후 설명회를 가지려다가 이마저도 하지 않는 ‘갈지자’ 행정을 보였던 시가 행정 오류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주민 몇 명에게만 비공식적으로 의사를 물은 뒤 적선하듯 정류장을 하나 더 신설해 주겠다는 원칙 없는 ‘몽니’행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가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부 몇몇 주민의 의견을 듣고 적선하듯 정류장을 하나 더 만들어주겠다고 하지만 이는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고 세금에 대한 시의 잘못된 인식과 함께 행정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꼴이다.

일부에서는 정류장 일방적인 이전과 관련해 혹시 모를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고, 뜬금없는 정류장 신설 이야기에 행정 절차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정류장 신설이 필요하다면 이는 주민 전체 의견을 수렴할 수 있게 공론화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일부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추진하려고 하는 모습은 어느 누가 봐도 미심쩍을 수밖에 없다. 

청라소각장 폐쇄를 놓고도 상식에 맞지도 않고 원칙도 없는 행정을 보여주고 있는 시가 정류장을 놓고 또다시 ‘갈지자’를 넘어 ‘몽니’행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오류는 수정하면 되는 것인데도 시는 행정 잘못을 덮으려 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상황으로 무엇보다 주민들은 정류장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것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제라도 정류장을 원위치시켜 불필요한 의혹을 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복지부동이란 말이 있다. 공무원 조직을 비롯해 경직된 조직을 비판할 때 주로 쓰이는 말로 지금 시 행정이 이와 같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옳음에도 이를 바로잡지 않고 밀어붙이는 등 잘못에 대한 복지부동 자세를 견지한다면 이는 향후 인천 행정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이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천시가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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