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의료진이 수술이 까다로운 요막관암을 로봇수술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13일 병원에 따르면 심한 혈뇨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은 정모(74)씨는 지난 4월 요막관암 진단을 받았다. 배꼽부터 방광까지 연결돼 있는 요막관에 7㎝ 크기의 암 덩어리가 발견된 것이다.

방광암 범주에 속하는 요막관암은 환자 배 앞쪽의 안쪽 벽에 붙어 있어 수술이 까다롭다. 정 씨도 암 덩어리가 배 앞쪽 안쪽 벽에 붙어 있었다.

박동수(비뇨의학과·사진)교수팀은 배꼽부터 방광까지 연결돼 있는 요막관에 발생해 방광 천장부에 위치하고 있는 7㎝ 거대한 암을 로봇수술로 제거했다.

수술 부위를 10배 이상 크기로 확대하고, 고화질의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렌즈를 다각도로 사용해 시야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어 장 유착 방지를 위해 로봇을 이용해 복막을 대체해 줄 인공막을 복막 결손 부위에 붙여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박동수 교수는 "방광과 가까운 부위에 생기는 요막관암은 복막을 타고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번지는 경우가 많아 배꼽 부위부터 방광을 덮고 있는 복막까지 광범위하게 제거해야 한다"며 "환자의 연령을 고려해 통증을 최대한 줄이고, 근접해 있는 다른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봇수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석·박사과정에서 모두 방광암을 전공한 의사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방광암 수술치료 성적 향상을 위해 방광 전체 적출 수술 시행 전 선행 항암화학요법을 도입하고, 방광 적출 수술 시 장 관련 합병증을 줄이는 수술 기법을 개발하는 한편 여성 생식기를 보존하는 방광 적출 술법을 선보이는 등 국내 비뇨기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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