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화로 갈아 신고 사무실이라고 적힌 문을 여니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널찍한 공간이 보인다. 인터뷰를 위해 대표님의 공간으로 들어서니 깔끔했던 사무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쪽엔 많은 특허증과 디자인등록증이 보이고, 그 맞은편에는 여러 단체에서 받은 듯 보이는 감사패들이 눈에 띈다. 여러 부자재 등 고민의 흔적도 보인다. 멋진 우드슬랩 테이블 위에 놓인 부자재가 무엇인고 하니 이 대표가 디자인 특허를 낸 손잡이 모형이다. 지난달에만 6건의 디자인특허를 내는 등 사소한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자재들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연평균 10건 정도 특허를 내는 것 같다며 웃는데, 사실 그게 여간 부지런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 사소한 불편함을 캐치하는 기민함과 그것을 개발하고 구현하는 실행력이 ㈜상원테크 이창규 대표의 저력이지 않나 싶다.

목재 제품과 가구 부자재 제조업체 ㈜상원테크의 이창규 대표가 나눔스토리 14화의 주인공이다. 많은 금액을 기부하는 것도 아닌데 인터뷰를 하게 돼 부끄럽다며 연신 송구스러운 몸짓이다. 그러나 한쪽의 감사패들이 그가 나눔에 줄곧 관심을 갖고 실천해 왔음을 보여 준다. "연말이 되면 한 복지재단에 꾸준히 기부를 하고, 경기적십자사와 인천적십자사에도 기부하고 있어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경기도와 인천지역 소외계층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적십자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씀씀이가 바른 기업’에 참여해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본인도 힘든 시기를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기에 소외계층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이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건 2003년이다. 그 전까지는 일반 회사에 재직했다. "가구도 분야마다 만드는 공정이 다르고 장비도 다른데, 첫 직장에서 6개월씩 모든 공정을 배웠다"며 그때의 경험이 사업을 시작하며 큰 자산이 됐다. "공정마다 가르쳐 주시는 부서장들이 저를 너무 아껴 주시고 하나하나 자세히 가르쳐 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언젠가 만난 분들이 ‘이창규가 사업하니까 거기 제품 한 번 써 봐’라는 식으로 자신도 모르는 곳에서 소개해준 것이 사업 초창기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 "사업이 부도도 났었고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 다니던 성당에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챙겨 주시던 분들이 계셨어요." 이 대표는 그 모든 분들이 곁에 있어 사업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사업을 하며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오래 가는 장인회사, 대물림하는 회사’다. 크게 잘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직원들이 정년 없이 원하는 만큼 다닐 수 있도록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래 가는 상원테크를 꿈꾼다. 이대표는 "우리 공장장도 나이가 64세인데 아직도 한창이시거든요. 그들이 체력이 될 때까지 다닐 수 있는 회사로 잘 유지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에서 지금까지 잘 유지된 ㈜상원테크의 강점을 묻자 ‘기본에 충실함’을 꼽는다. 상원테크와 같은 제조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제품의 품질’과 ‘납기’이다. 상원테크 제품을 주문한 회사들은 좋은 품질과 신속·정확한 납기를 장점으로 꼽는다. 상원테크는 ‘제품의 포장 상태’에도 신경 쓴다. 다른 회사는 상자에 완충재로 대충 돌돌 말아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상원테크는 회사 로고가 박힌 박스에 제품 라벨을 보기 좋게 붙여 내보낸다. 과대 포장은 하지 않지만 정확하고 센스 있는 포장을 하려고 노력한다. "품질, 포장, 납기는 다 기본적인 것이지만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적인 것들을 무겁게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 대표는 "사회가 힘들 때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들이 소신껏 베풀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제도 어렵고 가계도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들 소외계층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보였다. 알고 보면 함께일 때 더 아름다울 수 있고 더 힘이 나는 것이 이 사회다.

◇ 매월 적십자 사랑나눔 후원에 함께 하시는 분들 

㈜폴젠코리아 40만 원, ㈜디에이치라이팅 30만 원, ㈜그랜드관광 20만 원, 신우식품㈜ 20만 원, 석남점현대자동차 10만 원, 경동택배 인천남동고잔634영업소 6만 원, 케이-텍 5만 원, ㈜부맥 5만 원, 백령면옥 3만 원, 서울연탄판매 3만 원, 주부정육백화점 3만 원, ㈔인천항발전협의회 3만 원, 이계종이복집 3만 원, 동광성 3만 원, ㈜대성메탈 3만 원, 대우사무용가구 3만 원, 동명정밀 3만 원, 충남스틸㈜ 3만 원, 에스지개발㈜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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