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약을 먹거나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모두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면 약사로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임희재(60·여)녹색약사회 회장은 환경운동 참여와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 동료 약사들과 녹색약사회를 구성했다. 2003년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약사들의 소모임으로 시작된 녹색약사회는 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자원순환 실천을 고민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4년 약국 주변 대기오염 측정활동을 진행하며 대기질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또한 학생들이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교과서에서 설명되는 의약 관련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자료를 만들어 강의하기도 했다.

녹색약사회는 그동안 시민 건강에 초점을 맞춘 활동에서 최근에는 자원순환 실천을 위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버려지는 빈 플라스틱 약병을 모아 약국 한쪽에 놓고 필요한 주민들이 가져가도록 하거나 올바른 재활용 방법을 함께 토론하는 식이다. 약국에서 그냥 버려지기 쉬운 제습제나 고무줄 등도 나눔활동을 해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다.

임 회장은 소비자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폐의약품 배출을 위해서는 물약·시럽형으로 된 액체류는 한 병에 모아 새지 않도록 뚜껑을 잠그고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알약은 포장된 종이와 비닐을 따로 분리해서 종량제봉투에 버린 후 알약만 한곳에 모아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연고와 안약, 스프레이형 약 등 특수 용기에 보관된 약은 무리하게 내용물을 비우지 말고 그대로 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하지만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의약품은 종량제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배출된 폐의약품은 토양이나 지하수 오염을 유발한다.

녹색약사회는 이러한 현실을 예방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 문제와 환경오염에 대한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 추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폐의약품 수거 실천 가이드북을 발간하거나 제약회사에 친환경 포장용기 개발을 건의하는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임희재 회장은 "환경특별시민으로 추천받게 된 것은 나 혼자만이 이뤄 낸 성과가 아니라 함께 활동해 주시는 녹색약사회 회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환경보호를 위한 녹색약국을 만들 수 있도록 고민을 계속하고 인천 전역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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