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경동에 위치한 애관극장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중구 경동에 위치한 애관극장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 애관극장을 보전하는 방법은 공공매입을 통한 시민문화자산화밖에 없다며 원도심의 문화적 재생을 위한 인천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애사모)는 23일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애관극장이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를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이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고 애관극장의 보전·활용을 촉구한 지 수개월이 지났다"며 인천시의 결단을 강조했다.

애사모 측은 애관극장의 공공매입을 위한 방안 모색과 매입 이후 활동 방안을 논의하는 문화 분야의 민관협의체 구성에 이어 토론회도 열고 영화 보기, 악극 공연도 전개하는 등 조속한 시일 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을 기대했다.

인천시의 매입 의지도 분명해 보였다. 시의원들은 시 매입 외에 인천도시공사 매입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박남춘 시장도 시의회에서 ‘민관협의체에서 좋은 방안을 제시해 주면 따르겠다’는 취지의 공식 발언을 했었다.

이후 3곳의 감정평가법인에서 실시한 애관극장의 감정평가 금액이 약 70억 원으로 나오자 애초 100억 원 정도를 희망했던 극장 소유자는 시가 감정평가 금액을 수용했다.

하지만 시는 애관극장을 매입하려면 타당성 학술용역이 필요하다며 이달 초 학술용역에 착수했고, 11월 말께 용역 결과에 따라 매입 여부를 최종 판단해 극장주에 통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사모 측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인천시의 변화"라며 "시가 만들자고 했던 민관협의체를 중단시키려 했던 의도는 극장의 공공매입 방침을 철회했기 때문이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애관극장 소유자는 "하루하루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인천시의 거듭된 약속 위반에도 불구, 애관의 역사와 그 이름을 중국 자본이나 건설자본에 매각하지 않고 11월 말까지 기다리겠으나 그 이후에는 어디에 매각해도 탓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애사모 측에 전했다.

애사모 관계자는 "민간에서 125년 역사의 애관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박남춘 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인천시가 매입하지 못하고 중국 자본이나 건설자본이 매입해 철거한다면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철 기자 c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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